■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구용회 기자 (CBS 심층취재팀)
◆구용회> 많은 분들이 어려워하시죠. 먼저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의 말부터 듣고 가시겠습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
"연일 해명을 쏟아내고 있는 청와대와 달리, 울산시장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의 진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헛소리입니까? 국민을 우습게 아는, 위선적이며 추악한 문재인 정부. 고래가 캠핑 가는 소리는 멈추십시오."
◇김현정> 고래 캠핑 가는 소리. '고래 고기 사건'에 대한 비유, 그리고 캠핑장에서 만났다는 것에 대한 논평이군요.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대한 바른미래당의 논평이었어요.
◆구용회> 네. 유재수 감찰무마 사건과 검찰의 하명수사 의혹 수사로 지금 청와대 심장부인 민정수석실 기능이 사실상 마비돼 있는 상태인데요.
◇김현정> 청와대 하명지시 의혹에 대한 수많은 보도가 쏟아지고 국민들이 혼란스러워하하는 상황인데, 심층취재팀이 팩트체크를 해보셨다고요.
◇김현정> 결론을 내릴 순 없겠지만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하나하나 작은 것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짚어보자는 말씀입니다.
◆구용회> 먼저 여기 등장하는 인물이 문모 행정관과 송병기 울산부시장입니다. 두 사람이 만났다는 캠핑장을 지난 주말 저희가 직접 찾아봤습니다.
◇김현정> 잠깐만요. 청와대가 지난 4일 "최초 제보자인 송병기 울산 부시장과 청와대에 파견됐던 문 모 행정관이 맨 처음 만난 곳이 캠핑장이었다."라고 발표를 했어요. 그렇게 알고 지내다가 SNS로 이 제보를 줬다, 경찰에 이첩했다는 얘기고. 여기에 대해서 송병기 부시장은 "5년 전에 지인 소개로 만났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혼선이 있었던 건데, 그 캠핑장을 가보셨다고요.
◆구용회> 저희 심층취재팀이 송병기 부시장과 문 모 행정관 두 사람이 처음 만났다는 캠핑장을 수소문 한 끝에 찾아가봤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을 처음 만나게 했다고 알려진 분도 직접 만나 취재를 해봤습니다.
◇김현정> 거기가 어디입니까?
◆구용회>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한 캠핑장입니다. 북한강과 아주 가까운 곳입니다. 근데 두 사람을 모두 안다고 하는 분을 만났는데, 그 분이 자기 신분이 공개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해서 익명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는 점 양해 바라겠습니다.
◇김현정> 두 사람이 캠핑장에서 만난 게 사실입니까?
◆구용회> 네. 문 모 행정관은 평소에 이 캠핑장을 자주 찾았다고 합니다. 먼저 문 행정관이 찾았고, 송 부시장은 지인들과 함께 이곳을 왔다고 하는데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시기는 2014년 경입니다. 문 행정관도 청와대 조사 때처럼 검찰 조사에서도 송 부시장을 처음 캠핑장에서 만났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김현정> 송 부시장은 지인 소개로 만났다고 했고, 문 행정관은 캠핑장에서 만났다는 거잖아요.
◆구용회> 네 먼저 캠핑장을 운영했던 지인이라는 분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캠핑장 지인]
"문OO는 캠핑장에서 만났다고 한 거고, 부시장은 친구를 통해 만났다. 둘 다 장소는 맞고 사람이 맞다. 거짓말 할 이유가 없다는 거지."
◇김현정> 이 지인이라는 분이 두 사람의 만남을 직접 주선한건가요?
◆구용회> 이 분은 두 사람을 중재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을 했습니다. 하지만 캠핑장에는 두 사람이 수년 동안 여러 번 왔다갔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어서 들어보시죠.
[캠핑장 지인]
"따로따로 왔는지, 저들끼리 놀다가 저녁에 와서 아침에 가고.. 두 사람이 아는 사이인줄은 모르지. 근데 만날 확률은 여기서 지네끼리 놀았으니까 한 방에서 놀고 뭐.. 요 동네 밑에 찜질방이 바로 있지."
◆구용회> 캠핑장과 찜질방을 두 사람이 함께 가곤 했다, 그리고 자주 올라왔다는 부분을 확인한 겁니다. 지금 현재는 캠핑장은 없어졌구요. 찜질방도 여관 같은 것으로 바뀐 상태였습니다.
◇김현정> 그러면 지금까지는 문 행정관은 "캠핑장에서 만났다"하고 부시장은 "지인 소개로 만났다"해서 서로 말이 다르다고 해왔는데. 중간에 주선자라는 사람이 확인이 된 거니까 두 가지가 완전히 다른 얘기라고 할 수는 없는 거네요.
◆구용회> 두 개를 합치면 같은 얘기가 되는 거죠. 검찰 조사 진술에서도 이런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구용회> 검찰 조사과정에서 문 행정관과 송 부시장은 그런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니까 문 행정관은 검찰 조사에서도 "처음에 송 부시장이 카톡으로 제보를 해줬고, 그것이 좀 난잡해서 자기가 개인 메일로 옮겼고 그런 다음 청와대 외부망과 내부망으로 연속적으로 옮겨가면서 첩보내용을 정리했다"고 진술을 했습니다.
◇김현정> 근데 왜 이렇게 문서생산을 위해 개인메일-청와대 외부망-내부망으로 옮기는 거죠?
◆구용회> 청와대 문서 생산에서 편집이나 고쳐 쓰는 일은 보안상 이유 때문에 내부망에서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청와대 직원들은 문서생산을 위해 대개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김현정> 그렇지만 송 부시장은 "청와대가 요구해서 제보를 했다"라고 말하는데요?
◆구용회> 송 부시장은 검찰에선 "당시 청와대 문 모 행정관이 요구해서 제보를 줬다"고 진술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한쪽은 '청와대에서 요구를 했다'하고, 다른 쪽은 '먼저 제보를 줬다'고 하지만 두 사람이 오랜 동안 알고 지낸 사이기 때문에 서로 자연스럽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 얘기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문 행정관이 카톡으로 정리해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현정>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이기 때문에 어떤 때는 통화를 통해서, 어떤 때는 SNS로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두 사람이 말이 다 맞다고 보시는 거군요.
◆구용회> 네. 두 사람이 4~5년 전부터 이미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을 확인했고요.
◇김현정> 청와대와 송병기 부시장의 말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한 팩트체크를 해봤는데 크게 엇갈리지 않는다는 결론이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명쾌하게 해소되는 건 아니잖아요?
◆구용회> 그렇습니다. 청와대와 경찰은 '제보가 있고, 근거가 있어 수사를 하는데 시기가 무슨 문제가 있냐'고 항변하지만, 하필이면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이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의문이 계속 제기되고 그래서 그 목적이 뭔지를 검찰이 밝혀내야 합니다. 그래야 청와대 하명수사의 불법성이 입증되는 것이죠.
◆구용회> 저희들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검찰이 문 행정관과 송 부시장을 연달아 소환해 조사를 벌였는데 두 사람의 진술이 상당히 일치하고 청와대의 조직적 관여도 아직 확인되지 않아서 매우 당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문 행정관은 "내가 송 부시장한테 제보를 처음 받았고 위로 첩보를 생산해 올렸는데, 그것이 그때 당시엔 채택이 안 된 것으로 알았다. 근데 이번에 경찰을 통해 첩보가 내려간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음에 첩보 생산 후 어떤 지시를 추가로 받은 일이 없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김현정> 그렇다면 검찰이 백원우 당시 비서관의 지시여부를 밝혀내야 하는데 문 행정관 앞에서 막히고 있다?
◆구용회> 문 행정관과 송부시장이 그렇게 얘기를 하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현정> 그런데 이번 의혹이 갑작스럽게 커진 것은 청와대 특감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잖아요.
◆구용회> 수사 초기 언론은 고인이 된 검찰 수사관을 '백원우 별동대'라고 통칭했습니다. 백원우 당시 비서관이 이 별동대를 통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첩보를 추가로 가공했을 것이라는 보도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부분이 확인되지 않고 있구요. 검찰 주변에선 "휴대폰 포렌식이 가능할지도 알 수 없고, 가능하다해도 휴대폰에서 별도 추가지시나 가공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온다는 보장도 없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현정> 그런 와중에 서울경찰청 고위간부가 어제 "고인에 대한 협박이 있었을지 모른다"고 아주 민감한 발언을 꺼냈어요?
◆구용회>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이 검찰에 고인의 휴대폰 압수수색을 두 번씩이나 신청한 이유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을 했습니다. 그 중간에 서울청 고위수사관계자가 문제의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타살 혐의점이 없어도 (경위와 관련해) '협박' 같은 것이 나올 수 있다. 휴대전화에서 무슨 내용이 나올지 모르지만 마땅히 들여다봐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정> 검찰로써는 매우 듣기 거북한 발언 아닙니까?
◆구용회> '협박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논란의 발언으로 보입니다. 저희 심층취재팀도 이번 사건을 처음부터 취재를 했습니다만, 그러나 유가족이나 관련 당사자를 통해 '협박' 얘기를 직접 듣지 못했기 때문에 전달을 못했는데요.
그렇지만 여러 채널을 통해 "본인은 정말 나는 울산에 고래사건 때문에 갔다 왔는데 검찰에선 나를 엮으려고 하는 것 같다. 첩보문건이라는 것도 경찰 보고서 형식으로 돼 있던데, 이번에 검찰 조사를 받다가 처음 봤다"라든지 본인이 억울함을 토로했다는 말들은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확인은 되지 않은 얘기입니다.
◇김현정> 수사의 결론을 낼 수는 없으니까 하나하나 구석구석을 팩트체크하고 계시는 건데, 마지막으로 이번 수사 방향을 어떻게 예상됩니까?
◆구용회> '윤석열 검찰'의 특징이 기한 없이 샅샅이 뒤지고, 가지치기도 안하는 이른바, '와이파이형' 수사스타일이어서 예측이 힘듭니다.
◇김현정> 가지치기를 안 한다는 건 무슨 얘깁니까?
◆구용회> 특수수사는 일반적으로 목표가 있고, 목표에 도달하면 어느 선에서 수사를 종결하든지 결론을 지어야 하는데, 윤석열 검찰총장이 종결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것이죠. 기한과 범위가 없이 워낙 싹싹 훑으니까요.
이번 사건도 원래 울산지검에서 하던 것이고 거기서 계속해도 되는데 굳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하면서 언론의 이목을 확 잡아끈 사건입니다. 청와대 심장부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구요. 그래서 청와대와 검찰이 반목을 넘어 적대적 관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쭉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김현정> 쫓아가면서 팩트체크할 내용이 있을 때 더 전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