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8일자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 담화에서 "미국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비핵화 협상에 대하여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담화는 우선,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17일 한미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을 '선의의 조치'라면서 북한에 대해 '상응하는 성의'를 보이기 위해 조건없이 대화에 복귀하라고 촉구한 사실을 언급했다.
담화는 이에 대해 "미국이 합동군사연습 연기를 그 누구에 대한 '배려'나 '양보'로 묘사하면서 마치도 저들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처럼 생색을 내고있는데 우리가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자체를 완전히 중지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동군사연습이 연기된다고 하여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담화는 "미국이 조미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어째서 대화 상대방인 우리를 모독하고 압살하기 위한 반공화국 '인권' 소동과 제재압박에 그처럼 악을 쓰며 달라 붙고있는가 하는 것"이라고 밝혀 최근 유엔의 대북인권결의안도 문제 삼았다.
담화는 "국제사회의 시각에서 볼 때 미국의 이러한 행태가 혼탕스럽고 엇박자를 내는 것처럼 불투명하게 보일 수 있지만 우리의 눈에는 모든 것이 명백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적 야심을 버리지 않고 년말년시를 앞둔 지금의 바쁜 고비를 넘기기 위해 시간벌이만을 추구하면서 음으로 양으로 교활하게 책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담화는 "미국이 말끝마다 비핵화협상에 대하여 운운하고있는데 조선반도 핵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그에 대해 론의할 여지도 없다"며 "우리는 바쁠 것이 없으며 지금처럼 잔꾀를 부리고있는 미국과 마주앉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담화는 "이제는 미국 대통령이 1년도 퍽 넘게 자부하며 말끝마다 자랑해온 치적들에 대해 조목조목 해당한 값을 받을 것"이라면서 "비핵화협상의 틀거리 내에서 조미관계개선과 평화체제수립을 위한 문제들을 함께 토의하는 것이 아니라 조미 사이에 신뢰구축이 먼저 선행되고 우리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위협들이 깨끗이 제거된 다음에야 비핵화 문제를 론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앞서 18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 명의 담화를 통해서도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적대시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