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경순(화순 아산초등학교 교장)
저희 학교로 전학을 오면 집을 드리겠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인가 싶으시죠. 최근에 전남 화순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런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아서 화제입니다. 알고 보니까 신입생 수가 줄어서 폐교할 처지에 놓이자 이런 파격 제안을 내놓은 거라는데요. 궁금증이 생깁니다. 오죽하면 이럴까 싶으면서도 또 집만 준다고 거기 가서 살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여러 가지로 효용성도 걱정이 되는데 아무튼 이 화제의 제안을 내놓은 학교.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만나보겠습니다. 화순 아산초등학교 김경순 교장 선생님이세요. 교장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경순>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우선 여기 아산초등학교 어떤 학교인지 소개를 해 주시겠어요? 전교생이 몇 명이고 어디에 위치하고.
◆ 김경순> 지금 전교생은 27명이고요. 화순 백아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화순 백아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면 뭐 공기며 물이며 엄청 좋겠네요.
◆ 김경순> 도시는 미세먼지가 많은데요. 여기는 아주 청정 지역으로서 아주 좋은 환경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전국적으로 자랑하고 싶을 만큼 마련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지금 전교생이 27명.
◆ 김경순> 학년에서 거의 3명, 4명 그럽니다. 현재 6학년만 10명인데 올해 6학년이 졸업을 하고 나면 학급에 3명, 4명. 내년에 입학생은 2명입니다.
◇ 김현정> 정말 근근이 폐교만 면하면서 가고 있는 거네요.
◆ 김경순> 그렇다고 볼 수가 있죠.
◇ 김현정> 그래서 그 학교로 전학을 가면 집을 주겠다. 이게 진짜입니까?
◆ 김경순> 네. 주변에서는 그렇게 학생 수가 적으면 학교를 통폐합해야 하지 않냐는 여론이 많았고.
◇ 김현정> 실제로 이 보도가 나오고 나서 그 밑에 댓글도 그런 게 많이 달렸더라구요. 적으면 꾸역꾸역 유지하는 게 아니라 통폐합하는 게 낫지 않느냐? 하는 댓글들.
◆ 김경순> 그런 오해의 글이 있는데요. 첫째, 학교가 없어지면 지역이 사라집니다. 지역이 없어진다면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지를 않잖아요. 그러면 나이드신 어르신들만 사시게 되면, 그분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이 지역은 전부 황폐화가 되어버린다고 말씀드릴 수 있죠.
◇ 김현정> 초등학생 학부모라면 젊은 사람들인데 그들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그 지역은 점점 사람들이 떠나는, 명맥을 이어가지 못한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경순> 그렇죠. 그럼 이 지역에는 학교가 있고, 우체국이 있고, 농협이 있고, 면사무소가 있는데.. 학생들이 없다고 하면 이 우체국이고 면 소재지가 전부 다 사라진다고 봐야 하지 않겠어요.
◇ 김현정> 그러면 그 집을 어디에 지으신다는 거예요?
◆ 김경순> 그래서 이런 것을 고민고민하다가 새로운 관사를 지어서 학생들을 위한 가족용 관사를 지으면 그분들이 오지 않을까. 그리고 도시 분들이 바쁜 생활 속에서 지쳐 있어서 시골을 많이 선호해요. 그런데 시골에 살고 싶어도, 주거 환경이 열악한 걸 보고 다시 되돌아가시더라고요.
◇ 김현정> 근처 농촌에서 아이들을 뺏어오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귀농할 의사가 있는데 거주지가 마땅치 않아서 망설이고 있는 그 도시민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이네요, 일종의.
◆ 김경순> 순천에서 연락도 왔고 서울에서도 오고 경상도에서 지금 연락이 오고 있고요. 이렇게 전국적인 보도가 나간 뒤로 학교 전화가 아주 굉장히...
◇ 김현정> 불났어요?
◆ 김경순> 네. 문의 전화가 와요.
◇ 김현정> 아니, 어제 하루 보도 났는데 그럴 정도예요?
◆ 김경순> 네.
◇ 김현정> 아니, 그러다가 전학 오겠다는 아이가 20명, 30명 되면 어떻게 하시려고 그러세요?
◆ 김경순> 그것도 지금 지역민들하고 이야기가 됐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하기로요?
◆ 김경순> 면에 있는 놀고 있는 관사를 리모델링해서 그분들을, 학생들을 유치하겠노라고 그 약속까지는 받았습니다.
◇ 김현정> 면에 놀고 있는, 비어 있는 관사도 있어요?
◆ 김경순> 그렇죠. 이게 성공을 하면 적극적으로 지역민들이 나서겠다는 그런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 김현정> 학교 혼자서 이러는 게 아니라 지역민들도 같이 우리 지역 살려보자. 하나가 돼서 운동을 하시는 거군요.
◆ 김경순> 그렇죠.
◇ 김현정> 임대료는 전혀 안 내나요?
◆ 김경순> 네, 임대료는 없습니다. 또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을 하고 중학교까지, 여기 있을 때는 가능합니다.
◇ 김현정> 급식도 우유도 다 무상이고 방과후 수업도 5시까지 지원된다. 이런 소문도 있던데 맞아요?
◆ 김경순> 네, 다 무료입니다.
◇ 김현정> 괜찮네요.
◆ 김경순> 그리고 하나 더 곁들이자면 2년에 한 번씩 해외 진로 체험까지도 다 100% 무료로 지원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해외 연수도 가요, 아이들이?
◆ 김경순> 네.
◇ 김현정> 그건 무슨 돈으로 그렇게 하세요?
◆ 김경순> 이곳이 댐 수몰 지역이어서 저희 학교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인근 학교도 같이 함께 지원을 해 줘서 저희 학교는 2년에 한 번씩 해외 여행, 진로 체험 학습을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농사짓는 것도 만만치 않을 테고 농사짓는 것 외에 다른 일자리는 없을 텐데 어떻게 사느냐. 이런 궁금증 가진 분들도 계실 텐데.
◆ 김경순> 물론 여기 시골은 귀농도 중요하지만 다시 아이들의 인성 교육을 위한다면 부모님이 거꾸로 출퇴근해도 되지 않겠느냐. 저는 그렇게 설득을 많이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광주나 이 정도까지는 가능한데 아예 서울에 사시는 분들이나 이런 분들은...
◆ 김경순> 서울에 계신 분들은 어머님들이 가끔 오시고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조력도 해 주신다고 알고 있어요.
◇ 김현정>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내려가 살아도 되는군요.
◆ 김경순> 네.
◇ 김현정> 이것도 또 방법이네요. 할머니, 할아버지랑 아이들이랑 자연에서 마음껏 뛰놀고 학교에서 방과 후까지 다 해 주고 부모님들은 도시에 살면서 돈 버시고. 방송 나가고 나면 문의 전화가 더 오겠는데요?
◆ 김경순> 방법이 참 괜찮죠?
◇ 김현정> 이건 획기적인 아이디어 같습니다. 과장 광고하시는 거 아니죠?
◆ 김경순> 그럼요. 학교에 오시면 전부 다 오셔서 학생들도 굉장히 행복해하고 오고 싶어 하는 학교가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저는 다른 것보다도 농촌의 지역 공동체가 무너져가고 있지 않습니까? 젊은 사람들 다 도시로 떠나고. 그런데 농촌의 지역 공동체를 살리는 데 학교가 중심이고 그런 의미에서라도 학교는 살릴 수 있을 만큼 살려야 한다는 그 부분이 굉장히 와닿네요. 성공, 이 모델, 이 아이디어 성공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김경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경순> 많이 와주십시오.
◇ 김현정> 화순 아산초등학교 김경순 교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