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맞은 부동산 정책, 국토부 '자체성적표' 보니…

잇따른 대책에도 안 잡힌 집값…부동산 정책 평가 '동상이몽'
국토부 "공급은 향상, 가격은 노력 필요" 자평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반환점을 맞이해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공급과 복지 측면에서 진전됐다"다는 자체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정작 '집값 잡기'는 실패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정권 전반기인 지난 2년 반 동안 부동산 정책에 대해 "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계획을 정했고 시장 불안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인 시간"이라고 밝혔다.

우선 공급 측면에서는 오는 2023년 이후 서울시 4만 호 공급 등을 비롯한 수도권 30만 호 공급 계획을 확정한 것을 주요 성과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또 지난 9월 기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이 33만 5천 호 공급됐고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은 지난 2017년 기준 6.3%에서 지난해 7.2%까지 올라, 오는 2022년 OECD 평균인 8%를 상회하는 9%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에 힘썼다는 자평도 이어졌다. 신규 분양주택에 가점제를 확대 적용하고, 추첨제를 적용하는 경우에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해 서울 분양주택의 97.8%가 이들에게 돌아갔다는 것이다.

또 신혼부부·청년·아동은 물론, 비주택 거주자의 정착을 위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확충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기간 굵직하게는 17차례에 걸쳐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도 집값을 잡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국토부는 "전국 주택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 중"이라는 입장이다.

과열 양상을 보이던 서울 주택가격이 지난해 11월 2주부터 32주 연속 하락해 2013년 이후 최장 하강세를 보이는 등,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비롯한 외부 악재에도 비교적 잘 관리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외부의 평가는 사뭇 다르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가격은 사실상 실패, 공급은 아직 계획뿐"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 2017년 5월 기준 30평짜리 강남 아파트의 가격이 2배가량 올랐는데 어떻게 안정이라고 할 수 있겠냐"며 "공급 물량 역시 건설 기간 등을 따지면 3~4년은 소요가 되는 데다 실현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직 아무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더욱이 "올해와 서울의 주택 입주 물량이 4만 2890가구, 내년이 4만 1900가구인데, 2017년도 공급 계획에 따르면 2021년도의 물량은 2만 644가구로 반 토막 수준"이라며 "주거복지 측면에서는 일부 진전된 면이 있지만, 가격·공급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아예 "국토부 장관이 투기 세력을 대변했다"며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된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경실련은 "전국 행정동의 1%, 서울은 5%에 불과한 핀셋 지정은 집값 거품을 떠받쳐 안정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라며 "'소득주도 성장'을 강조했지만 정작 '불로소득 주도 성장'을 조장한 꼴"이라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겠다는 말만 꺼내놓고 폭등을 방치했다"며 "집값 안정, 투기 근절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이 같은 비판에 "최선을 다해 부동산 가격을 관리했지만, 만족할 수준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한편 "주거복지와 균형 발전 등을 위해 2조 2천억 원 증액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도록 노력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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