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00일 넘긴 윤석열號…극명히 엇갈린 '냉·온탕' 평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현직 법무장관 전방위 수사
취임 초 '검찰 개혁' 적임자에서 '개혁 대상' 비판 제기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지난 1일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평가가 냉탕과 온탕을 오가듯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윤 총장은 적폐청산 수사에 나서 국민적 지지를 받아 취임 초 '개혁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현재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수사로 개혁에 저항한다는 비판 목소리도 듣고 있다.

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윤 총장은 지난 7월 25일 43대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았다가 고검장을 거치지 않고 검찰총장으로 직행했다. 전임자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보다 사법연수원 5기수 후배로 '용퇴' 관례가 있는 검찰 조직에서 파격 임명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윤 총장 임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았지만 이른바 '국정농단'과 '사법농단'으로 불리는 적폐 수사를 이끌어온 점 등에서 대통령의 신뢰가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에 대해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특별히 당부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되면서 윤 총장에 대한 취임 초 평가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고발 사건으로 접수된 조 전 장관 일가 수사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반부패수사2부(당시 특수2부)로 담당이 변경된 점, '자녀 입시비리'·'사모펀드'·'웅동학원' 의혹 등과 관련해 70여곳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이 이뤄진 점 등은 '먼지털이식 수사', '표적수사'라는 비난을 불러왔다.

특히 검찰이 조 전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9월 6일 조 전 장관 부인인 정경심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전격 기소하자 정치의 사법화', '대통령의 인사권 침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윤 총장 취임 전후 '검찰 개혁 적임자' 평가와 달리 사실상 '개혁 대상'인 검찰이 개혁에 저항한다는 비난으로 이어진 셈이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 단체 등은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을 마주한 서초역 대로에서 '조국 수호'와 '검찰 개혁'을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이런 상황 속에 윤 총장은 지난 9월 29일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검찰은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이러한 입장을 수차례 명확히 밝혀왔고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후 윤 총장은 지난달 1일 '특수부 폐지·파견검사 즉시 복귀' 등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내놨다. 이어 한달 간 ▲검사장 전용차량 중단 ▲공개소환 폐지 ▲오후9시 이후 심야조사 폐지 ▲전문공보관 도입 ▲대검 인권위원회 설치▲비위 의심 검사 사표수리 제한 강화 등 자체감찰 강화 ▲'몰래 변론' 방지 및 변호인 조사참여권 확대 등의 자체개혁안을 제시했다.

자체 개혁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검찰이 개혁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려고 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조 전 장관 일가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 비춰보면 검찰의 연이은 개혁안 발표가 개혁에 저항한다는 비판을 방어하고 수사의 명분을 쌓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다.

한편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관련 수사를 마무리한 시점에 윤 총장도 '동반'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윤 총장은 지난달 17일 진행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사퇴 가능성을 묻는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의 질문에 "저에게 부여된 일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충실히 할 따름"이라며 이를 우회적으로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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