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2일부터 513조 원 규모의 '슈퍼 예산'에 대한 심사를 시작한다.
정부는 지난 8월 세계 경기 하강국면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을 513조 5천억 원 규모로 책정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44조 원, 9.3% 늘어난 슈퍼예산으로 사상 첫 500조 원을 넘겼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이날 직접 국회를 찾아 무역갈등 및 세계 제조업 경기의 위축으로 인한 전 세계적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계기마다 '적극적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며 "경기가 어려울 때 재정지출을 확대해 경기를 보강하고 경제에 힘을 불어넣는 것은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이같은 노력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홍남기 경제부총리마저 "올해 경제 성장률은 IMF가 제시한 2.0%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2.1% 수준이 될 것"이라며 정부 목표치였던 2.4~2.5%에서 0.4%P가량 하향 조정한 상태이므로, 문 대통령은 국가 재정의 역할이 더 커진 상황임을 역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국회에 계류 중인 각종 민생경제 법안의 통과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내년도 주52시간제 확대 시행을 앞둔 300인 이하 중소기업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데이터 경제 3법·벤처투자촉진법·P2P금융법 등 비교적 여야 이견이 적은 법안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력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현 정부 경제 정책의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정치권의 지속적인 협조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대응과 관련해서도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 강화에 힘을 모아 달라는 요청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화두는 공정사회와 국민통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문 대통령은 종교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분열된 사회를 통합하기 위한 지혜를 구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조국 장관을 임명한 이후에 우리 사회에 갈등도 있고, 주장이 많아지면서 대통령께서 통합의 마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국가지도자의 일이겠다 싶어 충분히 듣고 국회에 전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날도 협치의 어려움을 호소한 문 대통령이 정치권을 향해 공전하고 있는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가동을 제안할지 주목된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모여 국정 현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구성됐지만, 지난해 11월 1차 회의를 끝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집권 후부터 공정한 사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이번에 들어보니 국민들의 요구는 훨씬 높았다"며 "불법적인 반칙·특권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제도 속에 있는 불공정까지 모두 다 해소해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조 전 장관 사태 이후 국민들이 느낀 공정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므로 문 대통령은 공정사회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회에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법안의 통과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젊은 세대의 상실감이 컸던 대입제도 개편 등 교육개혁과 관련한 메시지도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