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총연합회는 지난 10일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서울시는 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생활정책 확대 강화하라'는 집회를 열어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를 맹비난했다.
센터에서 활동가로 활약하는 시각·지체 장애인 등은 집회에서 힘겹게 말을 떼, 쉽게 알아듣기는 어려웠지만 진지한 태도와 진정성·간절함은 생생하게 묻어났다.
장애인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오히려 서울시는 정문 출입문을 잠그고 후문(북문)으로 출입하도록 했으며 후문 입구조차 평소와 달리 출입자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경찰도 집회현장에 대기하는 등 장애인들의 연약한 처지에 견줘 과잉 대응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 활동가는 집회에서 "서울시가 청사 입구에 '귀를 열겠다'는 표현을 써놨지만 정작 출입문도 안 열어주면서 우리들의 목소리가 들리겠냐"며 "서울시청 공무원들이 사무실에 앉아 책상머리에서 숫자놀음하는 데 소수 장애인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나올리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누리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진형식 센터장은 "공무원들이 1시간 정도 장애체험을 하는 것으로는 크게 부족하고,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 일주일 정도는 출퇴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연합회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탈시설 거점 지원센터를 증설할 것"도 요구했다.
장애인 활동가들은 그동안 가슴속에 맺혔던 응어리들을 가감없이 털어놨다.
어느 활동가는 "어려운 행정용어는 잘 모른다"며 "활동 보조인과 콜택시 등이 거절돼 잘 안되는 부분을 반드시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활동가는 "한 해도 서울시청에 안 온 적이 없다"며 "부실한 서울시 장애인 정책을 항의하러 내년에도 올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신수정 서울시 장애인자립지원과장은 "총연합회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총연합회는 예산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반발 수위를 높여가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