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은 최근 몇년간 '메자닌'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며 규모를 급격하게 불렸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메자닌'으로 인해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일반인에게 생소한 메자닌은 어떤 상품일까? 메자닌(Mezzanine)은 이탈리아어로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같은 공간을 뜻한다. 자본시장에서는 이를 주식과 채권의 중간에 있는 상품을 일컫는다.
다시말해 주가 등락에 의한 손실 위험이 큰 주식과 안정적인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는 채권의 중간지점에 있는 상품으로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가 이에 해당한다.
우선 CB는 본래는 채권이지만 주식으로 바꿀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상품을 말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를 경우 가지고 있던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이번 사태처럼 해당 기업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주식을 팔지않고 만기까지 가지고 있다가 약정된 원금에 이자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예를들어 투자자가 채권을 살때 해당 기업의 주식을 주당 1천원에 10주를 살수 있도록 정해놓은 것으로 기준 가격보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사서 차익을 남기면 되고 주가가 떨어지면 그 권리를 포기하고 채권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따라서 CB와 BW의 가장 큰 차이점은 CB는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고, BW는 채권은 그대로 두고 주식을 살 권리만 붙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메자닌은 일반 채권에 비해 투자자에게 추가 권리가 부여된다는 점에서 통상적으로 금리가 일반 채권에 비해 낮다.
따라서 기업 입장에서는 낮은 금리로 투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자는 비록 낮지만 이자 외에 부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이 때문에 코스피 상장기업도 메자닌을 발행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담보와 신용이 부족한 코스닥 상장기업이 주로 메자닌을 발행해 투자금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문제가 된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한 펀드 가운데 환매가 중단된 메자닌 펀드는 18개 2191억원 규모로 주로 코스닥 기업의 CB에 투자했다.
그런데 이들 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이미 주식으로 전환한 CB의 손실이 커지고 있고, 아직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은 CB는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환매가 중단된 상황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이런 메자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메자닌에 직접 투자하는 모(母)펀드를 만든 뒤 이 모펀드에 투자하는 자(子)펀드를 만드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번에 환매가 중단된 상품도 자펀드다.
모펀드는 메자닌에 직접 투자해 유동성이 떨어지지만 모펀드의 수익률을 나누는 방식인 자펀드를 이용하면 중도환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상품을 언제든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팔 수 있었다.
얼핏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중도환매가 어려운 상품을 중도환매가 자유로운 상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것 자체가 양립하기 어려운 조합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