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김덕기 >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스담쓰담입니다. 체육부 박세운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 김덕기 > 이번 주는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다음주 북한 평양으로 원정을 떠납니다. 오는 15일 평양에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전이 열립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평양 원정에 대해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 김덕기 > 얼마 만의 평양 원정인가요?
여자축구 대표팀이 2년 전 평양 원정경기를 치른 적이 있습니다. 2017년 4월에 평양에서 아시안컵 예선전이 열렸습니다. 한국도 참가했고 북한과는 김일성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쳐 1대1로 비겼습니다. 남자축구 대표팀이 평양 원정에 나서는 건 1990년 남북 친선경기 이후 29년 만에 처음입니다.
◇ 김덕기 > 수많은 국제대회가 있고 축구는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경기가 많잖아요? 그런데도 평양 원정은 굉장히 오랜만이네요?
2009년에 기회가 있었습니다. 남아공월드컵을 1년 앞둔 2009년 아시아 3차 예선에서 만났는데 이때는 북한이 한국의 방문을 거부했습니다. 김일성경기장에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리는 건 안된다며 거부했구요. 결국 경기는 제3국인 중국의 상하이에서 열린 바 있습니다.
북한축구협회는 지난달 아시아축구연맹에 10월 월드컵 예선전을 예정대로 평양에서 진행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하면서 남북축구의 평양 맞대결이 성사됐습니다.
◇ 김덕기 > 가깝지만 결코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장소가 바로 평양이잖아요? 선수들은 어떻게 이동하나요?
서울에서 출발해 육로나 항로를 이용한다면 평양까지 2~3시간 정도 걸립니다. 북측의 협조가 필요한 부분인데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항공편으로 평양에 들어갑니다.
13일 베이징으로 건너가 하루 숙박을 하고 경기 전날인 14일 평양에 입성하는 일정입니다. 여자축구 선수들도 2년 전 같은 루트로 평양에 갔습니다.
◇ 김덕기 > 아무래도 일반적인 경기와는 많이 다를 것 같은데요.
아마도 선수들의 마음가짐부터 다를 겁니다. 축구 국가대표팀 이재익 선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저는 사실 평양에 가는 게 조금 무서운데 준비를 잘할 거구요. 잘 살아돌아오면 좋겠습니다(웃음)"
농담이 섞였겠지만 아마 많은 선수들이 비슷할 겁니다. 2년 전에 다녀온 여자 대표팀 선수들도 평양의 분위기는 확실히 달랐다고 합니다.
우리 선수들이 경기 전에 이기고 나가자 라고 구호를 외쳤더니 북한 선수들은 죽이고 나가자 이러더래요. 그래서 우리 선수들도 기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구요.
경기 외적인 분위기도 다릅니다. 선수들은 평양에 머무는 동안 휴대폰을 포함한 통신기기, 전자기기를 일체 사용할 수 없습니다. 경기장과 훈련장, 호텔 외에는 외출도 안됩니다. 아무래도 조금은 답답하겠지요. 여자 선수들의 경우는 오히려 방에 모여서 수다도 떨고 보드게임도 하고 더 돈독해지는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 김덕기 > 경기가 열리는 김일성경기장은 어떤 곳인가요?
북한의 대표적인 경기장입니다. 5만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15일 경기에는 만원 관중이 들어찰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천연잔디가 아닌 인조잔디가 깔려 있다는 겁니다. 인조잔디가 낯선 선수들이 많을 겁니다. 손흥민 선수는 인조잔디에서 마지막으로 뛰어본 경험이 함부르크 유소년 시절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피파 랭킹은 113위. 우리나라 랭킹은 37위입니다. 통산 맞대결에서는 7승8무1패로 앞서 있습니다. 유일한 1패를 당한 곳이 바로 평양이었습니다. 또 북한은 2005년 이란전 이후 평양에서만큼은 A매치 패전이 없습니다. 이번 원정은 벤투호에게 결코 만만치 않을 겁니다.
◇ 김덕기 > 평양 원정경기는 과연 어떨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할 것 같은데 국내 생중계는 가능한가요?
그 부분이 난항입니다. 현재 선수단 출입국 일정은 확정됐는데요. 추가로 국내 생중계를 위한 방송사 중계팀과 현장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할 취재단의 방북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미 오래 전 협조 공문을 보냈는데 아직 답이 없습니다. 대한축구협회와 아시아축구연맹은 물론이고 정부도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지금껏 이와 관련한 추가 회신은 없다가 협회의 설명입니다.
월드컵 2차 예선 중계권은 아시아축구연맹이 아니라 경기 개최국에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조율이 필요한데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2년 전 여자축구 대표팀의 평양 경기도 국내 중계는 불발됐습니다.
만약 오늘까지 북한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남북 축구 생중계는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김덕기 > 어제 월드컵 2차 예선 스리랑카전이 열렸잖아요? 모처럼 시원한 경기였습니다.
상대가 너무 약했습니다. 피파 랭킹 202위의 약체 스리랑카는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도전하는 우리 대표팀의 적수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제 밤 화성에서 2차 예선 두번째 경기가 열렸구요. 대표팀이 8대0으로 크게 이겼습니다.
스리랑카의 밀집수비도 소용 없었습니다. 손흥민이 선제골을 포함 2골을 넣었고 김신욱은 4골을 몰아쳤습니다. 최근 기세가 좋은 황희찬과 권창훈도 골 맛을 봤습니다.
벤투호의 막내 이강인은 두 번째 A매치 출전경기를 치렀습니다. 안방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처음 출전해 어시스트로 공격포인트도 올렸습니다.
대표팀은 H조 예선에서 2연승을 거둬 승점 6점으로 조 1위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