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협상 대표에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개시 직후 임명

11차 SMA 협상 첫 회의 끝난 지 하루만
"역동적이고 새로운 협상 환경"… 미국 인상 압박 간접 시사
미국, '글로벌 리뷰' 토대로 유효기한 1년으로 바꿔 새 협상 진행
우리는 회의 때마다 청와대 NSC에 안건 상정, 입장 설명하고 평가
정은보 대표 선임엔 '꼼꼼히 따지겠다'는 정부 협상 전략 숨어 있는 듯

정은보 방위비분담금 협상대표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내년 우리가 부담할 주한미군 주둔 비용 규모를 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대표에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임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외교부는 "정 대표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금융정책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정책 조율이 뛰어난 전문 경제 관료로서 경제·금융·예산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평가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 대표가 외교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등 관계관으로 구성되는 협상대표단과 함께 합리적이고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위한 협상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임명은 10차 협상을 이끌었던 장원삼 전 대표가 이끌었던 1차 회의가 25일 끝난 지 하루만이다.

이번 회의에서 미 측은 미국의 기대와 원칙을 밝히고, 한국 측 또한 우리의 입장을 밝힌 뒤 질문 교환과 근거 설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초반 한미 양측이 방위비분담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교환하고, 이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우리 외교부는 25일 낸 보도자료에서 "역동적이고 새로운 협상 환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그 동안 가시화돼 온 미국의 인상 압박과 우리 측의 대응 등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읽혀진다.


지난 3월 10차 SMA 협정을 맺은 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인 약 6개월만에 새 협정을 맺을 회의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표현이 나왔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 또한 "10차 협상이 끝난 뒤, 이번 회의를 시작하기 전 언론 보도를 통해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 거론이 많이 되고 있었다"며 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내년 한국이 부담할 주한미군 주둔 비용 규모를 정하는 제11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1차 회의가 서울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미국은 지난해부터 해외 주둔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글로벌 리뷰'라는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를 토대로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보다 많은 부담을 지우기 위해 10차 SMA 협상 당시 유효기한을 1년으로 바꿔 새롭게 협상을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미국은 전략자산의 전개 비용을 뜻하는 '작전지원' 항목 신설을 통해 방위비분담금의 구체적인 액수를 내밀었고, 우리 또한 우리가 부담할 금액을 제시한 뒤 협상이 진행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매 회의 때마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안건이 상정돼 양측 입장을 설명하고 평가했으며, 다음번 회의에는 어떤 입장으로 임할지까지 정해서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도 전해졌다.

그동안 협상 대표에는 외교부 또는 국방부 출신 관료가 주로 선임돼 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기획재정부 출신의 관료를 선임한 것 또한, 미국의 요구와 우리 측의 지출 내역 등을 세부적으로 꼼꼼히 따져 보겠다는 정부의 협상 전략이 숨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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