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25일 서면 논평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17개의 질문, 외교 결례'라는 기사들에 대해서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무엇이 외교 결례인지 묻고 싶다. '질문 수가 결례'라고 한다면 외교에 대한 상식이 없는 것이고, '질문 아닌 질문'을 포함시킨 거라면 '사실 왜곡'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한미 정상회담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국과 미국 취재진이 던진 17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만 대답했고, 마지막 질문은 문 대통령의 답을 듣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 마저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로채 답변했다며, 이는 외교 결례라고 지적했다.
상대국 정상을 옆에 둔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 뿐 아니라 '총기 규제' 등 미국 국내 사안에 대한 질문에도 답을 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만의 기자회견과 다름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고 대변인은 "17개 질문에는 '목소리를 크게 해달라', '다시 말해주십시오', '계속 말씀하십시오' 등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다시 나온 질문까지 포함됐다"며 "마치 17가지 다른 주제의 질문이 쏟아졌던 것처럼 제목을 쓰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은 수많은 나라와 정상회담을 했고, 다른 정상들과의 만남에서도 수많은 질문공세를 받은 바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결례를 당한 것이라면 수많은 다른 정상들 또한 모두 결례를 당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고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이 정해진 시간을 넘겨 65분 동안 진행됐고, 장소 또한 우리 측 숙소에서 이뤄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시간 구애없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자 가장 마지막 시간으로 회담 일정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외교는 국제무대에서 어느 때보다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외교를 폄훼하는 왜곡보도를 당장 멈춰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이처럼 강한 대응을 한 배경에는 문 대통령이 국제무대는 물론 한미 정상회담에서조차 질문을 받지 못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끌려다니고 있다는 인상이 덧씌워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