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원석 (정의당, 김현정 앵커 휴가로 대신 진행)
■ 대담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해외 금리 연계 파생 결합 펀드, 일명 DLF의 만기가 시작되면서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만기일을 맞은 우리은행의 DLF상품은 원금 손실률이 무려 60.1%였다고 하는데요. 25일부터는 하나은행 DLF 상품의 만기일이 시작됩니다. 원금 반토막이 이번에도 예상된다, 이런 우려들이 나오고 있고요. DLF 투자자들은 공동 소송을 준비 중에 있고 25일 첫 소송이 제기될 거라고 합니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연결해서 현재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이인철> 안녕하세요.
◇ 박원석> DLF. 이름부터 어려운데요. 지난달에는 DLS 상품이 논란이었어요. DLS와 DLF. 이게 뭐가 다른 건지 DLF는 어떤 상품인지 먼저 우리 청취자들이 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 부탁드립니다.
◆ 이인철> 주식은 어디서 사고팔죠? 증권사를 가야 되고요.
◇ 박원석> 그렇죠.
◆ 이인철> 펀드는 은행 창구에서도 팝니다. 그래서 DLS, S의 S는 증권, 시큐리티의 이니셜이고요.
◇ 박원석> S는 증권이고요.
◆ 이인철> 그렇습니다. DLF, F는 펀드입니다.
◇ 박원석> DLF는 펀드다.
◆ 이인철>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DLS는 파생 결합 증권, 증권사에서 팔고 DLF는 파생 결합 펀드라 은행에서 판매합니다. 그럼 이 파생 결합 상품이라는 게 도대체 뭐냐. 이것도 어렵죠. 이게 이른바 미래 맞히기 게임 정도입니다. 누가 누가 종가를 잘 맞히나, 3개월 후의 금리 맞히기 내기, 환율 맞히기 내기, 원자재 맞히기 내기. 미래 특정 시점에서 현재보다 더 가치가 오를지 내릴지를 맞히는 내기 게임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게 뭐냐. 10년물 독일 국제 수익률 맞히기 경기. 그리고 영국, 미국의 금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금리들이 지금은 역대 가보지 않았던 길을 걷고 있어요. 경기가 너무 안 좋다 보니까 장기 금리가 뚝뚝뚝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그랬는데 지금은 마이너스 금리 상태로 떨어지다 보니까 이 상품의 판매 구조에서 마이너스, 독일 국채의 경우에는 마이너스 0.2%대를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아래만 안 떨어지면 연 4~5% 금리 드릴게요, 약정했던 상품들이 지금 독일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 0.7%까지 하강 압력을 받다보니까 이 상품을 판 은행의 경우에는 굉장히 원금 손실 가능성 없습니다라고 선전을 했지만, 실제로는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이제 수익률이 반토막이 난 겁니다.
◆ 이인철> 일단 금융감독원이 파악하고 있는 지난 8월 7일 기준 이 상품 판매액 모두 총 8224억 원어치가 팔렸습니다.
◇ 박원석> 8224억 원이요.
◆ 이인철> 우리은행이 가장 많이 팔았어요. 4000여 억원이 넘고요. 그다음이 KEB하나은행이 3800억 원대, 국민은행이 260억 원의 순이었고요. 전체 판매액의 99%가 은행이 팔았다라는 게 또 충격적이고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가 한 3600여 명. 투자한 금액이 7300억 원입니다. 전체 한 90%가 개인 투자자들이어서 이게 사모펀드 형식이기 때문에 1억 원 이상이어야 하거든요, 최저. 그래서 한 사람당 2억 원가량 투자를 한 셈입니다.
◇ 박원석> 1인당 평균 2억 원가량. 그리고 전체 판매액의 90%는 개인 투자자들이다 이 말씀이시고요. 이러면 연말까지 이게 만기일이 지속적으로 도래할 텐데 이번에 우리은행 첫 번째 만기일이 19일부터 시작됐는데 손실률 60%가 확정됐어요. 하나은행 판매 상품이 내일모레 25일부터 만기일이 시작되는데 손실률이 대략 46%가 넘을 거다. 이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까?
◆ 이인철> 더 떨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앞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19일 만기가 도래했던, 이미 이제 청산이 됐죠. 우리은행 독일 국채 연계 금리 파생 결합 상품, DLF는 마이너스 60.1%. 1억 원 투자했다면 4000만 원 안 되게 돌려받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25일 만기 도래하는 하나은행. 펀드라는 건 통상 3일 전에 결정이 납니다, 손실률이. 그래서 20일 기준 DLF는 46.4%예요.
◇ 박원석> 46.4%.
◆ 이인철> 그렇습니다. 1억 원 투자했다면 절반 정도 원금을 건졌다라는 얘기인데요. 이게 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으냐. 지금 미국, 영국, 독일 계속해서 경기 부양을 위해서 지금 돈을 풀고 있습니다. 돈을 풀다 보니까 현재도 제로 금리인데 더 밑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거예요.
◇ 박원석> 금리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손실률이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 이인철> 맞습니다. 이게 R의 공포, 경기 침체 공포와 유사한데요. 통산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는 만기가 될수록 금리가 높아야지 정상적인 경제 상황인데 지금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경우 목돈들이 단기 금리로 빠르게 올라갑니다. 금리 더 떨어지기 전에 단기 금리, 확정된 금리를 미리 사놓자라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DLF 만기 잔액을 보니까 올해만 490억 원대. 내년이 무려 6100억 원대입니다.
◇ 박원석> 내년이 폭탄이네요, 시한폭탄이네요.
◆ 이인철> 그렇습니다. 올해보다 내년, 미국 선진국 금리들이 더 떨어진다면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라는 겁니다.
◇ 박원석> 그러면 투자라는 게 어느 정도 위험성을 안고 있는 것이지만 이번 이 DLF 같은 경우에 투자자들의 반발이 심한 이유가 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자들에게 그 위험성을 적절하게 고지했느냐. 즉 불완전 판매를 한 것 아니냐. 이 부분이 이제 쟁점인데요. 이에 대해서 이인철 소장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이인철> 그렇습니다. 지적하셨던 것처럼 최대 쟁점은 이제 불완전 판매 여부입니다. 이 불완전 판매 여부에서 가장 중요한 거. 정말 원금 손실 가능성, 100% 손실 가능성까지 위험 고지를 제대로 했느냐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 상품을 판매한 은행, 가입자, 이 투자자들 증언이 서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불완전 판매는 없다. 수십,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투자 설명서에 서명받고 녹취도 갖고 있다는 거고요.
◇ 박원석> 서명받고 녹취도 갖고 있다?
◆ 이인철>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불완전 판매로 의심되는 정황,그리고 사후 판매 관리 제대로 못한 의혹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금융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를 보게 되면 만기된 예금 찾으러 갔더니 정기 예금보다 더 금리가 높은 안전한 상품이 있다. 이러면서 이 상품을 팔았다는 겁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3일부터 독일의 국채 금리가 급락했습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이 고객들한테 알리고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비해서 리스칼라이즈(Riskalyze)를 좀 해 줬어야 되는데 이걸 전혀 하지 않았다는 거고요. 되레 일부 손실 감수하고 판매하려 하니까 다시 금리 오를 겁니다. 한 번도 지금 ‘미국, 영국, 독일 망한 거 들어보셨어요?’ 이런 식으로 은행 측의 환매를 만류해서 결과적으로 손실 비용이 더 커진 사례도 있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금융감독당국이 지금 불완전 판매 여부를 조사 중이기 때문에 조사 여부를 좀 기다려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이인철>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우선 손해 배상 입증 책임이 지금 소비자한테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걸 금융 회사로 전환해야 될 필요가 있고요.
◇ 박원석> 입증 책임을 전환해야 된다. 다른 한 가지는요?
◆ 이인철> 또 하나는 수익률은 4-5%인데 손실은 원금 100%다. 이런 비대칭 상품은 전혀 팔려서도 안 되고요. 허가가 나서는 안 됩니다.
◇ 박원석> 이런 상품은 아예 허가해서는 안 된다?
◆ 이인철> 그렇습니다.
◇ 박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참조은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인철> 감사합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