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본부가 오늘, 장기기증의 날을 맞아 기념행사를 열고 시민들과 생명나눔의 가치를 되새겼습니다.
장기기증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생명나눔 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나라에서 장기기증을 기다리다 숨지는 환자 수는 하루 평균 5.2명.
장기기증자와 대기자 사이의 불균형이 심화되며 그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내 장기이식대기 환자 수는 2010년 1만 4천여 명에서 지난해 3만 5백여 명으로 8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데 반해, 연간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수는 2010년 20만 1천여 명에서 지난해 10만 8천 여 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연간 뇌사 장기기증자 수 역시 2016년 573명에서 2017년 515명, 2018년 449명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장기기증 문화 확산을 위해 힘써 온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가 장기기증의 날 행사를 열고 생명나눔의 가치를 전했습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뇌사시 각막과 신장, 심장 등 최대 9개의 장기기증을 통해 9명의 생명을 구(9)할 수 있다는 의미로 매년 9월 9일을 장기기증의 날로 정해 지켜오고 있습니다.
서울로 일대에 장기기증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부스와 공연 등을 마련하고, 생명나눔의 길을 조성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김동엽 사무처장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저희가 갖는 꿈은 오늘 이 생명나눔길에 펼쳐져 있습니다. 장기이식을 기다리시는 분이 한 명도 없어지는, 장기이식 대기자가 0명이 되는 그런 꿈을 꾸고 있습니다."
이날 행사엔 뇌사 장기기증자 유가족들과 신장 기증자, 장기기증 수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생명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왕홍주 / 장기기증자 故 왕희찬 가족]
"어디에선가 생명을 잇고 받아서 이 아름다운 산하를 보고 느끼고 살아갈 그분들을 생각하면 슬픔보다는 위안이 많이 됩니다. 늘 건강하게, 행복하게, 더 많이 기쁨으로 살았으면 하는 소망을 갖게 되고요."
[오미환 / 신장 이식인]
수술을 하고 나서 새로운 생명을 더불어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약하나마 나름대로 저보다 어려운 사람한테 봉사하면서 살고 있고요. 퇴직이 1년 정도 남았는데 퇴직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더 봉사활동 많이 할 수 있고..."
지난 1993년 신장이식을 시작으로 2003년엔 간을, 2005년엔 골수이식을 하며 생면부지 타인을 위해 생명을 나눠온 최정식 목사는 생명의 가치가 무엇보다 우선돼야한다며 생명 살리는 일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최정식 목사 / 신장,간, 골수 기증자]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고 우리를 구원해주셨으니까 나도 그런 데 동참한다는 마음도 있죠. 제재가 많기 때문에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생명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면 더 좋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한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앞으로 장기기증자 유가족 예우 사업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생명나눔 교육을 진행하는 등 생명에서 생명을 이어가는 생명나눔운동 확산을 위해 힘쓸 계획입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취재 정선택 김다솔] [영상편편집 조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