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 문제로 미구조 선원과 구조대의 통화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사고 해상의 수심이 낮아 좌측으로 누운 선박의 1/4만 물에 잠겨있어 기관실 역시 침수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지만 선박에서 발생한 화재와 연기로 구조대 진입도 어려운 상황이다.
◇ 수심 얕지만 연기로 진입 어려워
현대글로비스는 9일, 골든레이 호에서 사고가 발생한 직후 국내 본사와 미국 현지 사고 현장에 상황실과 대책반을 마련해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우선 골든레이 호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새벽 2시쯤, 브런즈윅 항구 내항에서 외항으로 빠져나오다 전도됐다. 당시 선박 운항은 미국인 도선사가 맡았다.
하지만 골든레이 호는 항구를 빠져나오다 돌연 좌측으로 기울었고 이후 화재도 발생했다.
다행히 사고 지역의 수심이 11m로 비교적 얕은 편이다.
골든레이 호의 전장은 199.5m에 이르고 전폭도 25.4m에 달해 현재 좌측으로 80도 기운 선박은 물에 1/4 정도만 잠긴 상태이다.
이에 미구조 선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실이 물에 침수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나왔다. 골든레이호의 기관실은 선박의 하단 중간부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불길과 연기로 구조작업을 진행 중인 미국 해안경비대(Coast Guard)가 선내 깊숙이 진입하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해안경비대는 선박이 더 이상 기울거나 잠기지 않도록 고정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고정화가 끝나는 대로 선체에 진입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인명 구조가 최우선"이라며 "미국 해안경비대의 구조활동을 적극 지원할 준비가 돼있고 해안경비대에 적극 나서도록 간곡히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 美, 도선사 조사 중…과적, 결박 문제는 아닌 듯
골든레이 호의 사고 원인도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미국 당국은 사고 당시 운행을 맡은 미국인 도선사를 구조한 뒤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과적이나 결박, 노후화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골든레이호의 차량 적재 가능 대수는 7,400대에 달한다. 사고 당시 적재된 차량은 기아자동차의 차량을 포함해 총 4,000여 대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어서 과적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이어 골든레이호가 지난 2017년 건조된 신형 선박에 가까워 노후화로 인한 사고 가능성도 낮다.
결박 문제로 배가 기울었을 가능성도 아직까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선박 내 자동차를 개별적으로 철저하게 결박하는 고정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현장의 낮은 수심으로 인해 선박이 바닥 등에 부딪혀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현재 미국 해안경비대(Coast Guard)에 구조를 간곡히 요청하고 있다"며 "국내 본사에도 종합상황실을 마련해 유관부서, 외교당국과 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