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태어난 비앙카 안드레스쿠(15위·캐나다)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총상금 5천700만달러) 단식을 제패, 여자 테니스에 '세대교체'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안드레스쿠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 올해 38세인 세리나 윌리엄스(8위·미국)를 2-0(6-3 7-5)으로 꺾고 2000년대 이후 출생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최초로 '메이저 왕좌'에 등극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경험이나 파워에서 앞서는 윌리엄스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2세트 5-1로 앞서던 안드레스쿠가 5-5까지 추격을 허용한 장면을 제외하면 안드레스쿠가 이렇다 할 고비조차 없는 편안한 경기 운영을 했다.
여자 테니스는 윌리엄스가 '장기 집권' 체제를 이어오다 2017년 1월 호주오픈 우승을 끝으로 출산 준비에 들어가면서 한동안 혼전 양상이 계속됐다.
이렇다 할 '절대 강자'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올해 메이저 대회를 통해 20세를 전후한 어린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윌리엄스를 꺾고 올해 1월 호주오픈까지 제패한 오사카 나오미(1위·일본)가 올해 22세, 프랑스오픈 우승자 애슐리 바티(2위·호주)는 23세다.
또 안드레스쿠가 US오픈 정상에 올랐고, 프랑스오픈에서 준우승한 마르케타 본드라소바(17위·체코)가 20세, 역시 프랑스오픈 4강에 진출하며 2000년 이후 출생 선수 최초의 메이저 4강 기록을 세운 어맨다 아니시모바(24위·미국)는 올해 '낭랑 18세'다.
여기에 이번 대회 4강에 들었던 벨린다 벤치치(12위·스위스)가 22세로 '차세대 그룹'의 일원이 되기에 손색이 없다.
반면 윌리엄스는 내년에 39세가 되고 윌리엄스의 견제 세력으로 지목됐던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빅토리야 아자란카(벨라루스), 안젤리크 케르버(독일) 등도 모두 30대에 접어들었다.
올해 29세인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도 내년이면 30이다.
2020년으로 10단위가 바뀌는 내년에는 이들 '차세대 그룹'과 현재 20대 후반인 시모나 할레프(4위·루마니아), 카롤리나 플리스코바(3위·체코), 엘리나 스비톨리나(5위·우크라이나), 슬론 스티븐스(10위·미국) 등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윌리엄스는 39세가 되지만 여전히 메이저 대회 정상을 위협할 기량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