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동물보감] 개미들은 어떻게 한 몸처럼 움직일까?

집단지성,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개미 사회
그러나 '지성'과 '지능'은 달라..구분해야
도덕 등 가치 판단 포함 되는 게 '지성'
동물 세계에도 의사 결정의 과정 존재
댄스 랭귀지로 '프레젠테이션' 하는 꿀벌
우리는 알 수 없는 그들만의 결정 방식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8월 26일 (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 정관용> 각양각색 인간사 문제들에 대한 해답의 단초를 얻는 시간. ‘우리 딱 동물들만큼만 합시다.’ 동물 세계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 <최재천의 동물보감>. 오늘은 집단지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요즘 한일 관계 경색으로 일어난 불매운동. 이것도 그 일종의 집단지성의 힘이 발효된 사례다 이런 이야기들 나오는데. 어쩌면 동물 세계에는 우리보다 훨씬 더 강력한 집단지성이 있을 거라고 보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문제를 배워보죠. 최재천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최재천>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제가 조사를 좀 해 봤어요. 집단지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미국 곤충학자 윌리엄 모턴 휠러라는 분이 개미 관찰하다가 처음 제시한 거라고 하던데 맞습니까?

◆ 최재천> 제 지도교수님의 지도교수님이셨습니다. 할아버지 지도교수님.

◇ 정관용>그분이 만든 개념이에요?

◆ 최재천> 그분은 집단지성이라는 단어를 얘기하지는 않았고요. 초개체(superorganism). 그러니까 개미사회를 마치 우리 인간의 세포들이 일개미 하나하나가 세포 하나하나처럼. 그래서 개미사회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그런 개념으로 소개를 하셨는데 그게 이제 나중에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는 개념으로 더 전부 같이 연결이 된 거죠.

◇ 정관용> 개미들은 진짜 그런 초개체, 집단지성으로 움직입니까?

◆ 최재천> 개미사회를 초개체라고 얘기하는 건 상당히 어떻게 보면 그럴 듯한 개념이에요. 그런데 저는 사실 우리말 번역은 조금 반대합니다. 저는 ‘집단지능’이라고 번역했었거든요.

◇ 정관용> 지성이 아니라 지능.

◆ 최재천> 지성까지는 사실은 이게 우리 인간 사회에서는 집단지성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개미사회, 하이에나사회 이런 데서 집단지성이라는 말을 쓰는 건 저는 좀 아닌 것 같다. 집단지능, 그들이 모여서 한 개체, 한 개체의 그런 지능은 별로 대단하지 않지만 이게 다 모였을 때 집단적으로 뭔가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굉장히 한 일을 해내더라. 그런데 그게 지성이다? 그건 조금. 제가 지능하고 지성은 조금 구분돼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럼 거기서부터.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지성은 지능에 뭐가 추가돼야 지성입니까?

◆ 최재천> 집단적으로 행동해서 큰 이득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예를 들어서 그건 도덕적이지 않다라는 생각들이 나타난다든가.

◇ 정관용> 그러니까 사회적 가치에 의해서 움직인다?

◆ 최재천> 그러니까 가치 판단이?

◇ 정관용> 거기까지 가야 지성이다?

◆ 최재천> 저는 그렇게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동물사회에서는 그 정도까지의 현상을 저희가 관찰한 것 같지는 않아요.

◇ 정관용> 그냥 자기 집단, 개미 집단이나 자기 집단의 생존을 위해서 행동하는 거죠. 그걸 무슨 사회적 가치에 의해서 뭐는 하고 뭐는 안 하고는 아니다 이거죠.

◆ 최재천> 그렇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래서 집단지능이다?

◆ 최재천> 네.

◇ 정관용> 그런데 정말 그렇게 움직이죠, 개미 집단은.

◆ 최재천> 그럼요. 초개체(superorganism)라는 개념을 그래서 윌리엄 모턴 휠러의 제자인 제 스승님은 몇 년 전에 두툼한 책을 내셨어요. 아주 제목이 <초유기체>. 개미나 벌 사회에 이런 친구들이 하는 집단적으로 하는 그런 행동들을 총망라해서 책을 쓰셨는데.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지도교수님이 지금 연세가 어떻게 되시나요?

◆ 최재천> 지금 팔십이 넘으셨죠.

◇ 정관용> 그런데도 두툼한 책을.

◆ 최재천> 최근에도 또 책을 쓰시고요. 못 말리는 분이신데. 그 책에 대한 평가가 조금은 엇갈려요.

◇ 정관용> 어떻게요?

◆ 최재천> 개미사회에. 제가 이게 어떻게 보면 제 혀를 깨무는 것 같은데. 개미사회의 그런 집단행동이 지성 수준은 아니다라고 얘기를 해 놓고는. 사실은 따지고 보면 초개체 개념으로 끌고 가면 너무 그냥 걔네들은 집단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하는 거다. 그런데 실제로는 또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 일개미 하나하나가 다 개성이 있어요. 그래서 어떤 놈은 열심히 참여하고 어떤 놈은 안 하고 어떤 놈은 또 이상한 짓하고.

◇ 정관용> 농땡이 부리는 사람 개미들 한 80%있다면서요.

◆ 최재천> 80%가 다는 아니지만 그중의 일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은 차이들이 있는 이런 것들이 다 모이면 집단으로는 뭔가 큰 일을 함께 도모한다.

◇ 정관용> 도모하고 이루어내더라.

◆ 최재천> 그런데 그게 초개체 개념으로 가버리면 마치 한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들처럼 아무도 거역하지 않고 일사분란하게 해야 된다는 느낌이 너무 강하거든요.

◇ 정관용> 그러네요. 우리가 그냥 아주 미개하다고 생각하는 동물 곤충 세계에 그렇게 수천, 수만, 수십만이 모여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움직여나가는. 물론 그 안에는 일사 분란함이 아닌 것도 있고 그러겠습니다마는 그런 힘이 발견된다는 거 아닙니까? 대표적인 게 개미. 또 벌. 또 뭐뭐 있습니까?

◆ 최재천> 흰개미.

◇ 정관용> 흰개미가 개미랑 종이 다르다면서요.

◆ 최재천> 네. 흰개미는 바퀴벌레입니다.

◇ 정관용> 바퀴벌레에도 혹시 집단지능이 있나요?

◆ 최재천> 바퀴벌레들도 뭔가 우리가 들여다보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중요한 건, 여기에 포인트는 그 집단행동에 참여하는 하나하나의 개체들이 똑같은 목표의식을 갖고 하는 게 아니라는 데에 중요한 게 있는 거거든요. 그 하나하나는 그냥 자기 앞에 주어진 일을 뭔가를 해야 될 것 같아서 그냥 하는데 그게 다 모이면 엄청난 일이 되더라. 그렇기 때문에 그게 의미가 있는 거거든요.

◇ 정관용> 저희가 오늘 프로그램 시작하면서 일본에 대한 불매운동, 이런 얘기를 하나의 사례로 들었습니다마는 인간사회에서 그때는 정말 집단지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고 시작했다가 아닌 경우가 많잖아요. 처음에 그냥 중구난방으로 토론하고 얘기하다 보니 그게 집단지성으로 뭔가 사회적 가치와 새로운 시대정신을 만들어내더라 라고 할 때 우리가 그 용어를 쓰잖아요.

◆ 최재천> 맞습니다.

◇ 정관용> 그것이랑 비슷한 거죠.

◆ 최재천> 그 용어를 우리는 사실은 상당히 쓴 지가 오래됐거든요. 그런데 지금 정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이 취지에 딱 맞는 최초의 예는 제가 손이 안으로 굽는지 모르지만 정유라 사태 때 우리 이화여대 학생들이 보여줬던 그때가 어떻게 보면 가장 완벽하게 해낸 때거든요. 학생들이 학생회장이 중심이 된 게 전혀 아니고요. 학생회장은 관여도 못했고요. 그냥 학생들이 SNS로 ‘나 수업 중간에 빈다, 가서 앉아 있을게’ 이런 식으로 해서 그냥 자발적으로.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그냥 보태고 보태고 보탰는데 결국은 학교 내 문제도 해결하고 그게 나중에 광화문 촛불까지 다 이어진 거잖아요.

◇ 정관용> 그런데 팔이 너무 깊이 안으로 굽으신 게.

◆ 최재천> 그런가요?

이화여대 촛불 시위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21세기 들어서는 최초라고 하시면 제가 뭐라고 안 하겠는데요. 거슬러 가보면 사실 3.1운동, 4.19, 6월 항쟁, 이 모든 것들 사실 다 첫 시작은 미미했어요. 미미한 몇몇 사람의 움직임들이 자꾸 퍼지고 퍼지다 그렇게 커진 경우도 많지 않습니까?

◆ 최재천> 제가 토를 안 달겠습니다. (웃음)

◇ 정관용> 다시 거슬러 가서. 그 동물 세계에서도 무슨 회의나 토론, 이런 게 있어요? 아니면 그냥 DNA에 본능적으로 나타나는 겁니까?

◆ 최재천> 참 어려운 질문인데요. 우리들처럼 시간 정해 놓고 어디 모여서 하는 건 분명히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 그게 없이 어떻게 결정이 될까. 이건 참 이해하기 힘든 거예요. 그러니까 뭔가 예를 들면 일개미사회에서 일개미들끼리 결정을 내리거든요. 그런데 그걸 서로 아무런 얘기 없이 그냥 결정을 내린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 그런데 지금까지는 저희들이 붙들고 있는 것은 그런 토론 없이도 행동의 결과가 축적이 되다 보면 그냥 모두가 그런 일을 하게 된다, 한 예를 들면 이겁니다. 꿀벌들이 아침에 일어나면 제대로 된 벌통이면 한 20마리 정도의 정찰벌이 나가요. 오늘은 어느 동네의 꿀을 공략할까 조사하러 쫙 나가요.

◇ 정관용> 어디 꽃이 많은가 이렇게.

◆ 최재천> 그렇죠. 그리고 이제 꽃은 많은데 너무 멀면 비용이 많이 들고 꿀이 별로 안 좋은 거면 안 되고. 그래서 20마리 정도가 이제 돌아옵니다. 한동안 조사를 하고 난 다음에.

◇ 정관용> 그 20마리도 그런데 동서남북으로 이렇게 서로 나누어서 다닐 거 아닌가요?

◆ 최재천> 자기 마음대로 가죠, 사실은.

◇ 정관용> 그래요?

◆ 최재천> 그래서 이제 어떨 때는 겹치는 경우가 많아요.

◇ 정관용> 거기서 회의가 잘 안 되는 모양인데요. 너는 동쪽 가라, 너는 서쪽 가라가 잘 안 되는 거군요?

◆ 최재천> 그렇게 하기 시작하면 지도자가 있는 거죠. 지도자는 없으니까 각자 알아서 하는데 돌아와서 이제 얘네들이 다 춤을 춥니다. 내가 발견한 게 이렇게 좋다는 걸 춤을 추면 그 춤을.

◇ 정관용> 춤추는 게 언어예요?

◆ 최재천> 춤 언어. 그걸 우리가 댄스랭귀지라고 하는데요. 컴컴한 벌통 안에서 웅 소리를 내면서 추는 그 춤을 이제 동료들이 따라다닙니다. 그러면서 같이 이렇게 돌다가 보면 시간이 한동안 지나면 어느 한 놈한테도 다 모입니다.

◇ 정관용> 그럼 그게 정찰을 갔다 왔던 벌들이 각자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거네요.

◆ 최재천> 그렇죠. 각자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겁니다.

◇ 정관용> 그럼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심사위원들의 평가가 이루어지는 거네요.

◆ 최재천> 그렇죠. 그런데 그 평가를 모여서 야, 쟤 몇 점 줄까? 그런 토의는 없는 것 같다는 거죠. 그냥 각자 내가 생각할 때 쟤가 제일 나은 것 같아. 그러면 가담하고 가담하고 하다 보면 한 오전 중반쯤 가면 그냥 한 정찰벌한테로 다 끝이 나요. 옛날식으로 하면.

◇ 정관용> 저 소름 돋았어요.

◆ 최재천> 공설운동장에 국회의원 출마하신 분들이 네 코너에서 다 떠들잖아요. 옛날에 우리 어렸을 때는 소리 지르는데 한참 듣다가 보면 제일 잘 떠드는 사람 쪽에 제일 사람이 많아지는 거죠. 그러니까 자동적으로 이렇게 몰려서 그날은 그 어떤 꿀벌이 정찰벌이 프레젠테이션을 한 데로 다 합의를 보고 그날 오후에는 전부 그쪽으로 갑니다. 이게 꿀벌나라에서는 끝까지 너희들은 저거 하고 우리는 이거 하고 그렇게 안 하고요. 그 나라 전체가 오전 한 중반쯤 되면 딱 하죠. 의견일치를 봅니다.

◇ 정관용> 의견일치를 볼 때까지는 아무튼 정찰벌들은 각자 자기 프레젠테이션을 열심히 한다 이거잖아요.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제공)

◆ 최재천> 그렇죠. 열심히 합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 그 아이들도 대충 알겠죠. 애들이 떠나가고 있다는 걸 알겠지만 그래도 끝까지 하고요. 그리고 어느 순간에 하나로 다 뭉치면 그러면 그때는 다 그만두고 그날은 날이 저물 때까지 계속 그리로 다 같이 일을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최재천> 그런데 회의를 한다...

◇ 정관용> 저는 그건 회의 같은데요.

◆ 최재천> 그러니까 회의가 우리가 생각하는 회의 둘러앉아서 이런 건 아니래도 서로 이렇게 왔다 갔다 하면서 들며 나며 뭔가 신호를 주고 나는 쟤야, 나는 쟤. 아니야, 쟤야 그러면서 지나가고 뭐 그러는 게 있는지 아직 우리가 모르는 거죠.

◇ 정관용> 개미들도 비슷하게 하지 않나요?

◆ 최재천> 개미는 먹이를 다 한 쪽으로.

◇ 정관용> 먹이를 구하러 한쪽으로 가자.

◆ 최재천> 그렇게 꿀벌만큼 완벽하게 통일은 안 해요. 이게 제 생각에는 기어 다니는 애들이라서 그렇게 멀리 안 가거든요. 그러니까 집 주변에서 다 제각기 해도 그렇게 큰 사회적인 손해가 안 나는 건데.

◇ 정관용> 하나로 통일 안 시켜도?

◆ 최재천> 그렇죠. 꿀벌은 날아가는 이게 굉장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거라서 아마 걔네들은 능률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진화를 한 것 같아요. 개미나라에서는 다른 게 있어요. 여왕개미를 뽑는 과정에서 일개미들이 합의를 봐야 되거든요.

◇ 정관용> 여왕개미를 뽑아요?

◆ 최재천> 여왕개미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나라를 세우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왜냐하면 혼자 나라를 세우려고 애써본들 일개미 그렇게 많이 키워내기가 자기 몸을 녹이면서, 날개 근육 녹이면서 그걸로 먹어야 되거든요. 바깥으로 안 나가면서 문 닫아걸고 먹여야 되는데.

◇ 정관용> 초기에는?

◆ 최재천> 초기에. 그렇기 때문에 혼자 해 봐야 바로 옆집에서 여러 마리가 같이 하면 저희가 열심히 해서 문 열고 나오면 그 여러 마리 나라의 일개미가 훨씬 많거든요. 그냥 죽는 거죠. 그러니까 개미사회에서는 뭉치는 걸 굉장히 잘합니다. 초기에 여왕개미들이 여럿이 같이 나라를 세우는 일이 아주 비일비재해요. 그 좋은 데 여럿이 뭉치고 나면 고민은 뭐냐? 끝에 가면 한 놈만 남아야 된다는 고민이 있는 거죠. 같이 협업을 하고 같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데 태양은 하나밖에 없는 거니까 끝에 가면 한 마리의 여왕개미만 남아야 돼요.

◇ 정관용> 그걸 각 여왕개미 휘하에 있던 일개미들이 결정을 해요?

◆ 최재천> 그 휘하에 있는 건 정해진 건 없고요. 각 여왕개미들이 다 일개미들을 생산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개미들이 다 섞여서 집단으로.

◇ 정관용> 섞여 있다가?

◆ 최재천> 한 여왕개미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다 숙청해서 죽여버립니다.

◇ 정관용> 여왕개미를 죽이죠?


◆ 최재천>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자기 엄마를 죽이는 일개미들이 있다는 거죠. 분명히 낳아준 엄마가 있는데. 그런데 하여간 그 장면이 제가 개미 연구하면서 가장 슬픈 장면인데.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나. 자기 엄마를 죽이는 일을 거침없이 합니다. 가장 우리나라를 오랫동안 가장 많은 알을 낳아주고 이끌어줄 수 있는 리더 여왕개미를 하나 옹립을 하고 나머지는 다 죽여 버립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과연 어떻게 벌어질까. 뭔가 회의가 있어야 될 거 아닐까. 그건 아직 우리가 모릅니다. 뭔가 그들이 할 것 같은데 우리는 잘 모르는데 어쨌든 결정을 내리거든요.

◇ 정관용> 여왕개미들끼리 서로 만나서 결투를 하는 것도 아니고.

◆ 최재천> 그런데 거의 모든 종에서 일개미가 다 결정을 하고요. 아주 신기하게 제가 연구한 아즈텍 개미라는 개미만 여왕개미들끼리 맞짱을 뜹니다.

◇ 정관용> 그런 것도 있어요?

◆ 최재천> 그래서 제가 그 개미를 연구했는데 다들 학회에 가서 발표를 하면 신기하다고. 여왕개미 그런 거 안 하는데. 그런데 제가 연구한 딱 그 개미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여왕개미들끼리 직접 싸워서 남은 힘을 다 소진하면서 한 마리가 살아남습니다. 다 죽여버리고.

◇ 정관용> 그런데 다른 개미들은 뭔지 모르지만 일개미들이 한 쪽으로 선택하는 과정을 거치더라.

◆ 최재천> 그걸 어떻게 하는지는 아직 우리는 모릅니다.

◇ 정관용> 투표네요, 투표.

◆ 최재천> 그런데 투표인데 참 우리처럼 전자투표를 하는지 어떤지 모르지만.

◇ 정관용>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그 방식을 이해를 못해서 그렇지 개미 세계, 벌 세계에도 그들의 집단지능을 유지하고 뭔가 결정을 내리는 도구가 있는 거예요.

◆ 최재천> 그렇죠.

◇ 정관용> 그렇죠? 그게 저희식 표현으로 투표가 됐건 프레젠테이션으로 됐건 심사가 됐건 뭐가 됐건 하여튼 뭔가 도구가 있는 겁니다.

◆ 최재천> 그렇죠. 있기는 있는 건데. 그게 저희 과학자들은 가능하면 설명을 우리말로 뭐라 그러나요. 너무 가정을 많이 해서 하는 설명은 그건 설득력이 없는 건데요. 그런 복잡한 어떤 메카니즘 없이도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그러니까 여왕개미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는 저희가 지금까지 발견한 거로는 여왕개미가 가장 많은 알을 낳아줄 수 있는 것 같은 여왕개미.

◇ 정관용> 그렇겠죠.

◆ 최재천> 그러니까 제일 몸집이 좋다든가 여왕개미가 알 많이 가지고 있으면 배가 불룩해지면서 피부가 얇아지면서 그 안에 알이 보여요. 그러니까 알을 잔뜩 갖고 있는 아주 먼 일을 선택하고 우리 엄마도 그냥 숙청해버리고. 그런 어떤. 그러니까 회의를 하기보다는 공통된 큐가 있어서 그런 자극에 관한 그냥 아주 단순한 반응으로 하는 게 아닐까. 이제 저희들은 그런 데 너무 익숙해 있는 그렇게 배운 사람들인데. 저희들도 늘 뒷머리에서는 늘 생각하죠. 저들이 뭔가 회의를 할지도 모르는데.

◇ 정관용> 뭔가 또 있을지도 몰라. 어떤 또 도구가 작용될지도 몰라. 그렇죠? 동물학자들은 연구 과제가 많아서 좋겠어요. 안 풀린 숙제가 너무 많아서.

◆ 최재천> 재미있습니다.

◇ 정관용> 오늘 시간이 다 돼서 집단지성 내지 집단지능. 다음에 한 번 더 다루겠습니다.

◆ 최재천> 네, 알겠습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최재천의 동물보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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