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법파견 은폐' 정현옥 前차관 1심 무죄

법원 "삼성과 유착했다는 명확한 증거 없어"
권혁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도 무죄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조사 당시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 정현옥 전 고용노동부 차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손동환 부장판사)는 30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권혁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정 전 차관 등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2013년 7~9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의 불법파견 여부에 대한 수시 근로감독 결과 불법파견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결론 내릴 것으로 보이자 이를 바꾸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전례가 없는 본부 회의를 열어 근로감독 담당자들에게 감독 기간을 연장하게 하고 조사를 통한 결론 도출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검찰은 결론 내렸다.


또 기간을 연장한 수시감독 진행 중 감독 대상인 삼성측과 협의해 불법파견 요소를 없애는 방안을 마련해 제안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재판부는 이같은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 전 차관이 전례가 없는 본부 회의를 열라고 지시하거나 주재했다고 볼만한 근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회의 기록 등을 볼 때 정 전 차관의 이름이 빠져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근로감독 결과를 뒤집기 위해 회의를 열도록 지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 전 차관은 회의 당일인 2013년 9월 6일 종로구에 있는 국무총리 공관 오찬 자리에 참석했다"며 "회의 시간 10시 30분까지 고용노동부 청사를 떠났을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부 문건을 삼성에 넘겼단 혐의에 대해 "삼성에 개선안을 건네준 점은 있지만 삼성이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결론을 나게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여러 조사에도 고용부 문건 유출이 밝혀지지 않아 추측만으로는 정 전 차관 등을 유출자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삼성과 유착한 의혹에 대해선 "행위에 대한 증명이 없다"며 "정 전 차관이 수시근로감독 결과를 비판했을 수 있다는 전제는 추측에 불과하고 회의결과를 보고받은 사정만으로는 공모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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