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이수 (12살 동화, 에세이 작가)
수필집의 한 구절을 잠깐 읽어드릴게요.
‘우리 밥 먹으러 왔다니까요. 오늘 제 동생 생일이거든요. 여기는 노키즈존이야. 너희는 여기 못 들어와. 얼른 나가. 노키즈존이 뭐예요? 어른들은 잊고 있나 보다. 어른들도 그 어린이였다는 사실을.’
<마음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라는 수필집의 한 구절을 읽어드렸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이 수필집의 작가를 만납니다. 그런데 놀라지 마세요. 올해 나이 12살. 그런데 이번 책이 무려 여섯 번째 책입니다. 얼마 전에 한 공중파 TV 프로그램에 동화 작가로 소개되면서 아는 분들은 다 아실 거예요. 만나보죠. 제주도에 사는 전이수 군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수 군, 안녕하세요?
◇ 김현정> 12살? (웃음)
◆ 전이수> 12살 전이수입니다.
◇ 김현정> 제주도 어디 살아요?
◆ 전이수> 제주도 아라동에 살아요.
◇ 김현정> 서울은 지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데 제주도 날씨는 어때요, 이수 군?
◆ 전이수> 제주도는 요즘 비가 많이 와요. 그리고 아직까지 많이 더워요.
◇ 김현정> 지금도 덥고. 그렇죠, 그렇죠. 아니, 그런데 지금 책이 벌써 여섯 번째 책이에요? 그러면 그동안은 5번은 다 동화책?
◆ 전이수> 네. 하나는 제가 여태까지 그렸던 그림들 모은 책이 있어요. 아이 가족 사랑 하나요.
◆ 전이수> 제 동생 생일날 오랫동안 기다리던 스테이크집에 갔는데요.
◇ 김현정> 우태는 몇 째 동생?
◆ 전이수> 둘째 동생이에요.
◇ 김현정> 둘째 동생 생일에 스테이크 집에 갔는데?
◆ 전이수> 그곳이 노키즈존이라고 해서 쫓겨났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어린이들은 못 들어오게 하는 어른들 전용 식당이었구나. 들어갔다 쫓겨났는데 기분이 어땠어요?
◆ 전이수> 그날 처음 알게 되었어요. 어른들이 편하게 식사를 하려고 아이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곳이 있다는 것을요.
◇ 김현정> 그날 처음 알았어요, 노키즈존이라는 게 있는 걸?
◆ 전이수> 그래서 어른들도 누구나 한때는 어린이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어요.
◇ 김현정> 속이 어떻게 상했어요, 그날 이수 군?
◆ 전이수> 마음이 정말 아팠어요. 6개월이나 기다렸는데.
◇ 김현정> 6개월이나?
◆ 전이수> 네.
◆ 전이수> 네, 맞아요.
◇ 김현정> 신해철 아저씨 노래 여러 개 있는데 어떤 거 듣고?
◆ 전이수> ‘더 늦기 전에’라는 노래를 들었어요.
◇ 김현정> 더 늦기 전에라는 노래는 이게 1992년에 나온 정말 옛날에 우리 이수 군 태어나기 훨씬 전에 나온 노래인데요?
◆ 전이수> 엄마랑 자기 전에 들려줘서 알게 됐어요.
◇ 김현정> 어머니가. 어머니가 예전 학창 시절에 들으시던 노래 들려주셨구나.
◆ 전이수> 네.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그게 여러분 어떤 거냐면 예전에 환경 콘서트라는 게 한참 열렸어요. 가수들이 여럿이 나와서 환경을 주제로 노래 부르는 그런 건데 거기의 테마곡, 테마곡이었어요. 신해철 씨가 작곡한. 맞죠?
◆ 전이수> 네.
◇ 김현정> 그런데 그걸 그걸 듣고 무슨 생각이 들었어요?
◆ 전이수> 그걸 듣고 자연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그걸 말해 주고 싶었어요.
◇ 김현정> 이게 사실은 어른들은 책을 쓸 때 삶 속에서 영감을 얻어 쓴다고 하는데 우리 12살 이수 군은 도대체 어디서 영감을 얻어서 이렇게 책을 쓰는 거예요?
◆ 전이수> 이야기들은 생활 속에서 보이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생활 속에서?
◆ 전이수> 걸어가는 늑대들의 경우에 제가 카페에 갔을 때 서로의 눈을 바라보지 않고 핸드폰만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고 그 이야기를 떠올렸었어요.
◇ 김현정> 카페에 들어갔는데 도대체 뭐 어떻게, 어른들이 어떻게 하고 있던가요?
◆ 전이수> 카페에 들어갔는데 사람들 느낌이 이상해서 잘 관찰해 보니까 손에 쥔 핸드폰만 보고 있었어요.
◇ 김현정> 어른들이. 분명히 마주보고 있는데 서로 눈을 안 바라보고 자기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더라.
◆ 전이수> 네. 게임만 하고. 바라보는 게 더 중요한데.
◇ 김현정> 왜 저러고 있을까, 어른들은.
◆ 전이수> 계속 핸드폰만 보고 있었어요.
◇ 김현정> 그게 이상하더라?
◆ 전이수> 네.
◇ 김현정> 어린이들 눈에 보이는 이 모습이 사실 제일 정확한 거죠. 우리는 이게 이상한지 몰랐는데 어린이 눈에 보기에는 이상한 거예요. 왜 저들은 마주보고 앉아 있는데 각자 핸드폰만 바라볼까? 이런 거. 우리 이수 군이 정말 잘 자랐으면 좋겠는데 커서 어떤 어른이 되고 싶어요?
◆ 전이수> 나중에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행복하고 또 다른 사람도 행복한 일을 하고 싶어요.
◇ 김현정> 이수 군, 지금 뭐 보고 읽어요? (웃음)
◆ 전이수> 아니요.
◇ 김현정> 아니요? 그런데 어쩜 이렇게 말을 어른보다 더 어른스럽게 합니까?
◆ 전이수>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이수 군, 잘 자라줘요. 잘 자랐으면 좋겠고요, 지금처럼 예쁘게.
◆ 전이수>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리고 주변을 많이 돌아보면서 지금처럼 많은 거 경험하면서 글도 많이 쓰면서 이렇게 자라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 전이수>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김현정> 우리 이수 군도 행복하세요.
◆ 전이수> 사랑해요.
◇ 김현정> 이거 어떡하지. (웃음) 좀 우리 어른들은 사실 사랑한다는 말, 이 말하는 게 쉽지가 않은데 이수 군은 원래 사랑한다는 말을 잘해요?
◆ 전이수> 네.
◇ 김현정> 이게 참 우리는 어색하지만 사실은 정말 좋은 말인데 언뜻 말이 안 나오는 이 말. 이 말로 저도 오늘 인사할게요. 이수 군 사랑해요.
◆ 전이수> 네, 고마워요. 사랑해요.
◇ 김현정> 고맙습니다. 제주도에 사는 꼬마 작가예요. 여섯 번째 책을 썼습니다. 전이수 군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