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2차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그간 우리 정부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해 일본이 취한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오늘 부로 우리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정부는 일본의 이번 조치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김 차장은 "일본은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우리가 수출규제 조치를 안보문제에 연계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당초 안보문제와 수출규제 조치를 연계시킨 장본인은 바로 일본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지적한다"고 비판했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를 시행하며 처음에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로 인한 양국 신뢰관계 훼손을 들다가, 우리의 수출허가제도 상 문제점이 일본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아며 연계시켰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차장은 "미국의 공신력 있는 기관인 국제안보과학연구소는 전략물자 수출통제 체제가 우리가 17위이고 일본이 36위라고 함으로써 일본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다시 반박했다.
아울러, 김 차장은 일본 고노 다로 외무상이 전날 정례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역사를 바꿔쓰려 한다면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역사를 바꿔쓰고 있는 것은 바로 일본"이라고 반박했다.
김 차장은 "우리 정부는 1965년 청구권 협정을 부인한 적이 없다. 정부는 일관되게 일본 정부, 군 등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는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따라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일본이 우리 정부가 대법원 판결을 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삼권분립 원칙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일본 스스로도 지난 1991년 한일간 개인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거나 1956년 체결된 '일본-소련' 공동선언에서도 개인청구권이 포기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일본이 이런 입장을 바꾸고 있는 것"이라며 일본의 모순을 꼬집었다.
다만, 김 차장은 "공은 일본 측에 넘어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일본이 경제보복을 철회하는 등 전향적 조치를 보일 경우 지소미아를 재검토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차장은 "어제 이낙연 국무총리는 한일 지소미아 종료까지는 3개월이 남아있으므로 이 기간 중 양측이 타개책을 찾아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면,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며 "광복절 경축사에서 우리 대통령께서 언급했듯 일본이 우리가 내민 손을 잡아줄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김 차장은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동맹이 균열되고 및 안보 위협이 커졌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틀린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김 차장은 "오히려 정부는 한일 GSOMIA 종료를 계기로 안보에 있어 우리의 주도적 역량 강화를 통해 한미동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구체적으로 김 차장은 "한미 동맹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공통의 가치관을 기반으로 지난 66년간 굳건히 뿌리를 내린 거목으로 한일 GSOMIA 문제로 인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며 우려를 불식했다.
이어 "안보도 우리 스스로를 지켜낼 수 없다면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 될 수 밖에 없다"며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안보역량을 강화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군정찰위성, 경항모 및 차세대잠수함 전력 등 핵심 안보역량을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역량을 갖춰 한반도 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동시에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제고시켜 미국과의 동맹을 더욱 강화해나간다는 뜻이다.
김 차장은 "이러한 우리의 외교안보전략이 미국이 동맹국에게 기대하는 안보 역할 확대에도 기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한미동맹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