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태'로 주제 확장…어떤 영화들 선보였나
주제를 동물에서 생태와 환경으로 대폭 확대했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브리튼 카유에트 감독의 '푸른 심장'을 시작으로 총 22개국 71편의 영화가 관객을 찾았다. 장편 18편과 단편 53편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지난해 50편 보다 20여편 늘어난 것이다.
또 엑소(EXO)의 수호가 영화제 홍보대사를 맡으면서 초반부터 전국적인 관심을 높였다.
이번 영화제의 특별한 점은 올해부터 신설된 단편 경쟁 부문에서 75편이 응모해 경쟁을 벌인 것이다.
심사 결과 대상은 정승희 감독의 '안개 너머 하얀 개'가 선정됐고, 심사위원특별상에 김보솔 감독의 '홈', 우수상에 김진만 감독의 '춤추는 개구리'가 선정됐다.
이 밖에 반려동물을 필두로 삶의 터전을 공유하는 다양한 동물과 인간과의 관계를 돌아보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섹션 '우리 곁의 동물들'과 온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동물영화 섹션 '키즈드림', '마당을 나온 암탉'과 '언더독'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준 '오성윤 특별전' 등 다양한 영화 섹션을 선보였다.
◇ '영화제 거리' 조성...야외 프로그램 다채
22일 개막 전까지 순천 조례호수공원 일대에서 열린 '찾아가는 영화제'와 순천시 영상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되는 시민 영화제 프로그래머 양성 교육, 새로운 시선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인문학 강좌 등 풍성한 사전 프로그램이 시민을 맞았다.
영화제 기간 동안 순천문화예술회관에서는 백순하 작가의 멸종위기 동물인형 전시회도 열렸다.
눈길을 끌었던 점은 순천시 행동 '문화의 거리'를 '영화제 거리'로 조성한 것이다. 영화제 거리에서는 반려동물 한마당, 보이는 라디오, OST 콘서트, 동물 타로 체험, 동물 등록제 홍보, 유기견 분양 추진, 반려동물 무료 건강 상담과 미용 상담, 아트마켓 등이 진행됐다.
하지만 아트마켓이 다른 축제들에서도 볼 수 있는 옷, 가방, 그릇, 방향제 등 상품에 그쳐서 아쉽다는 시민 목소리가 있었다. 동물 영화제인 만큼 반려동물을 위한 특별한 상품들로 채워지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 영화제 정착 위한 '전용 인력구조' 필요
동물영화제가 순천지역의 문화적 토양이 되기 위해서는 영화제를 고정적으로 운영하는 인력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동물영화제'라는 전국에서 유일한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고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의 경우 매년 3~4월 쯤 입찰 방식으로 영화제 사무국 운영자를 선정한다. 해마다 영화제 인력이 바뀌는 구조인 것이다.
여기에다 동물영화제를 맡는 시 담당 공무원들이 주기적으로 바뀌고, 심지어 영화제 중간에도 바뀌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영화제를 고정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한계 속에서는 행사의 '지속성'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영화제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오랫동안 쌓인 노하우와 경험치를 가지고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운영자가 절실하다.
순천만세계동물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책임자가 없는 구조는 영화제의 지속성을 헤치는 요인"이라며 "검증받은 주관 사업자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