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현장에서 만난 주민은 "매일 고물을 주워와 여인숙에 쌓아두며 생활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여인숙은 1960년대 전후 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모텔과 호텔에 밀리면서 구도심을 중심으로 월세처럼 장기 숙박 형태로 남았다.
안전도 오래돼 어쩔 수 없는 일로 치부된다. 1972년 개업한 I 여인숙도 곳곳이 시한폭탄이었다. 목조 슬라브 건물에 소방 시설은 빈약했다.
J 여인숙의 첫 번째 방은 1.5평 남짓. 성인 남성이 누워 양팔을 펼치지 못할 크기였다. 방안은 이불과 선풍기, 간이 서랍이 전부였다.
화재경보기나 간이 소화기는 보이지 않았다. 개조된 건물은 50㎝의 좁은 골목까지 침범했다. 불이 날 경우 소방인력과 장비의 접근이 힘든 구조였다.
J 여인숙은 1962년부터 지금까지 투숙객을 받고 있다. 70대 여성 관리인은 "방 5개 중 2개는 나와 지인이 지내고 있다. 손님이 없어 장사가 안된다"고 했다.
S 여인숙은 영업을 중단한 지 9년이라고 관리인이 설명했다. 그러나 투숙객의 짐을 보관하는 관리인이 여인숙을 지키고 있었다.
관리인들은 I 여인숙 화재 직후 안전 점검에 나선 시청, 경찰, 소방 측 공무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투숙객이 없다지만 그럼에도 개인 생활이 가능한 여인숙은 관리자에게도 위험한 보금자리다.
전문가들은 화재에 취약한 비주택 거주자를 구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주시주거복지센터 김영찬 센터장은 "여인숙과 여관 등에서 사는 이들의 공공임대주택 이주 사업이 존재한다"면서 "하지만 저마다 이유로 쉽게 빠져나오려 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행정이 비 주거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왜 거기에 사는지를 파악해야 하고, 주거라고 볼 수 없는 환경에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