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센터도 일제 잔재 퇴출, 미쓰비시 총수 호 '동산'동→'여의'동으로

전북 전주시 '여의동' 주민센터 현판식과 기념비 제막
다가교 석등 안내판, 친일파 이두황 단죄비 표시판 설치도

전북 전주시 여의동 주민센터 현판식. (사진=이균형 기자)
"이곳은 오늘부터 일제 잔재인 동산동이 아니라 우리들의 자랑스런 이름인 전주시 여의동임을 선포합니다."

14일 전북 전주시 동산동 주민센터가 여의동 주민센터로 간판을 바꿔달았고 센터 앞 광장에는 여의동이라는 표지석이 들어섰다.

이날 현판식과 기념비 제막식에는 김승수 전주시장을 비롯해 강동화 전주시의회 부의장, 도의원과 시의원,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여의동' 출범을 선포하면서 "우리가 100년동안 남아있던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새롭게 태어나게 됐으며 일본기업 창업주에서 비롯된 부끄러운 이름을 버리고 자주성을 확립하는 날"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은기 동산동 명칭변경위원장은 "동산동의 명칭은 일제 식민지시대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기업 총수의 호인 동산(東山)을 사용한 동산농사주식회사에서 연유된 것"이라며 명칭변경 배경을 설명했다.

전주시 여의동 주민센터 기념비 제막식 모습. (사진=이균형 기자)
동산동 주민들은 지난 3월부터 23명으로 '명칭변경위원회'를 구성한 뒤 주민설명회와 설문조사 등을 거쳐 '여의동'으로 변경을 확정하고 이날 현판식과 기념비 제막식을 가졌다,

특히 설문조사 결과 동산동 주민 1만 602세대 가운데 7418세대가 설문에 응했고 응답세대의 90,7%가 명칭변경에 찬성했다.

이에 앞서 전주시는 13일 다가교 석등 안내판과 이두황 단죄비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일제 잔재의 얼룩들을 하나둘씩 지워나가고 있다.

다가교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전주대 홍성덕 교수가 작성한 안내문이 적혀져 있다.

당초 조선시대에 향교 학생들이 건너던 '사마교'로 불렸고 다가교로 바뀐 이후에는 신흥, 기전학교 학생들이 서문교회로 가기 위해 건너던 신앙의 다리였다.

특히 전주 3.13 만세운동의 뜨거운 현장이었고 1980년대 민주주의를 외쳤던 저항과 자유의 다리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때 다가교는 다가산 정상과 옛 사직단터(현 기전대학)에 세웠던 전주신사를 참배하는 통로로서 대궁교라 불린 치욕의 다리이기도 했다.

또 기둥위의 석등은 등불을 켜 놓은 '화사부'로 신사참배의 길을 비추는 용도였다고.

치욕의 상징이기도 한 석등을 굳이 남겨놓은 것은 독립과 민주주의를 외쳤던 시민들의 염원을 기리고 아픔과 치욕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이 안내판의 골자다.

또 이두황은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대한 특별법'에 해당하는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동학농민군 토벌에 앞장서고 명성황후를 시해한 을미사변에도 가담했다.

이두황 단죄비외 표지판은 전주시 기린봉 아파트 진입로 상가 앞에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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