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시기와 분위기 속 문화계에서는 '항일' 색채를 띤 공연이 쏟아지고 있다.
광복절 당일인 15일, 서울 정동1928에서는 구한말 일제의 침략에 맞서 대한제국을 지키려는 고종황제의 이야기를 그린 연극이 공연된다.
특히 고종황제를 도와 국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엄귀비와 이화학당의 교사로 유관순의 스승이었던 독립운동가 '김란사' 등을 조명해 대한제국 속 여성들의 역할을 조명한다.
또한 을사늑약을 목숨걸고 끝까지 반대했던 참정대신 한규설과, 이완용을 처단하려다 실패하고 처형된 이재명 의사의 이야기도 담겨있다.
공연은 1919년부터 현재까지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간추려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됐다. 항일역사의 시간을 상징하는 할머니의 기억을 시작으로 100년의 굴곡진 역사의 현장을 재현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영웅'은 마지막 무대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1일까지 공연된다.
여성 독립운동가인 '김마리아' 여사를 조망하는 뮤지컬도 개막한다.
송파구는 이 점을 착안, 송파의 역사적 인물인 김마리아 열사의 생애와 업적을 널리 알려 독립의 의미와 자유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하려 공연을 기획했다.
서울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도 '항일' 색채가 강하게 묻어나는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이 뮤지컬은 이원록이라는 지식인이 이육사라는 민족 저항 시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담는다. 또 치욕스러운 일제 만행을 잊지 않기 위해 수인번호 '264'를 가슴에 아로새긴 역사 속 시인 이육사의 삶을 되새긴다.
모든 대사가 노래로 진행되는 이 뮤지컬은 광복절인 15일부터 17일까지 안동문화관광단지 특설 무대에서 공연된다.
영동군은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수모 속에 묻혀있는 '위안부'라는 아픈 사건을 끄집어내는 공연을 마련했다.
14일 영동복합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꽃신'은 위안부를 소재로 한 역사 속 소녀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가 그려진다.
충북 청주의 향토극장인 청년극장도 12일 보은, 15일 청주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삶을 좇는 연극 '치마'를 공연한다.
연극 '치마'는 위안부 피해자로 살면서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기 위해 투쟁을 이어갔던 이옥선 할머니의 삶을 픽션화 했다. 연극은 위안부 문제와 함께 여전히 반성할 줄 모르는 지금의 일본의 행태도 꼬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