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항 인근' 누가 지시했나 ? 여전한 北 목선 의혹

국방부 관계자 "누가 먼저 하자 이런 것은 아니었다"해명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 전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북한 소형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해 경계작전 실패를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조작·은폐 의혹은 규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3일 합동조사 발표를 통해 이번 사건의 핵심 의혹인 '삼척항 인근' 표현에 대해 "대북 군사 보안상 통상적으로 쓰는 용어"이고 관련기관이 협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진형 국방부 정책기획관 최초로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쓴 주체가 어느 부처인지에 대한 질의에 "누가 먼저 하자 이런 것은 아니었고 당시 상황을 공유하면서 정리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 청와대의 입장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그 관련 기관들이 협의한 내용에 대해서 (청와대와) 공유는 한다"고만 밝혔다.

누구의 지시로 이미 방파제에 접안해 정박돼 있던 어선을 어떤 이유로 마치 항구 인근해역에서 표류하던 것을 발견해 조치한 것처럼 발표한 것인지가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것이다.

삼척항 인근이라는 용어 사용이 부적절했고 설명도 충분하지 못했지만 의도적으로 사안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한 건 아니라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청와대 안보실이 안이하게 판단했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질책한 사실도 공개됐다.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3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김유근 1차장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사건 발생 뒤, 유관기관들이 모여 언론보도문안을 작성하는 데 안보실도 참여했기 때문에 국민들께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한 책임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두국방부 장관은 "북한 소형 목선과 삼척항 입항 상황을 분석해본 결과, 경계작전 실패와 국민들께 제대로 알리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사과했지만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북 목선 사건 은폐·축소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서청원 의원(무소속)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레이더 탐지를 잘못했다거나 병사들의 경계 실수가 있었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의혹은 청와대와 국방부 장관 합참 의장이 벙커에 모여 이를 축소 은폐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주장하며 "장관과 합참의장이 무슨 대화를 했느냐"고 따졌다.

김성태 의원(자유한국당)은 "동력을 이용해 입항한 어선을 삼척항 인근에서
표류하던 것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이 바로 축소·은폐"라고 했고 김병기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은 은폐할 상황이 아니다"며 "당당하게 나와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면 끝날 것을 전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사건이 됐다"고 국방부와 군 당국의 대응을 지적했다.

정부가 경계실패를 인정하고 8군단장을 보직해임하는 등 책임자를 문책하기로 했지만
셀프조사 한계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 목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 여부 등을 놓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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