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에 나는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조찬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DMZ 만남 제의에 대해 "오늘 아침에 생각한 것"이라며 "그저 타진해본 것이다. 나는 그가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른다. 북한에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켜보자. 그가 거기 있다면 우리는 서로 2분간 보게 될 것이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다. 하지만 그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만나고 싶다면 나는 국경(DMZ)에 있을 것"이라며 "분명히 우리는 아주 잘 지내는 것 같다. 이건 좋은 거다.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비춰 김정은 위원장과의 DMZ 회동 제의는 실무차원의 준비나 면밀한 검토 하에 내려진 대북 공식 제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전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와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른 방식으로 그와 이야기할지 모른다"고만 했었다.
또 그동안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려면 '톱다운' 형식이 아닌, 실무차원의 충분한 협상을 거쳐 '바텀업' 형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기자들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지길 바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현재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미정상간 DMZ 회동 성사 여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 외무성 담화 등을 통해 새로운 셈법과 협상 대표단 교체 등을 요구하며 대미 비난을 내놓고 있어 김 위원장이 '이벤트성' 회동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김 위원장이 미국으로부터 제재완화 보장 등 아무런 성과도 없는 회동에 응할 경우 대내외적으로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 고지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이 될 이 번 DMZ방문을 통해 대북 문제에서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는 홍보가 필요한 상황과는 다르다.
이와관련,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지난 27일 담화에서 "미국이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합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고 대화재개를 앵무새처럼 외워댄다고 하여 조미대화가 저절로 열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상춘재에서 환담과 친교만찬을 갖는다.
30일 오전에는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국 주요 기업 총수들과 간담회를 갖는데 이어 오전 11시 문재인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오찬 겸 확대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뒤에는 오후 1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DMZ를 방문한다. 지난해 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