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마지막 순방국인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스웨덴 의회(구 하원 의사당)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신뢰'라는 제목으로 연설에 나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때까지 양자대화와 다자대화를 가리지 않고 국제사회와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이 합의한 교류협력 사업의 이행을 통해 안으로부터의 평화를 만들어 증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2일 노르웨이 오슬로포럼 연설에서 국민 개개인의 일상을 바꾸는 평화로의 발상 전환을 강조했던 문 대통령은 이날은 북한을 향해 '대화 테이블 복귀'와 '남북 국민간 신뢰', '국제사회 신뢰 확보' 등을 강조하며 북한의 비핵화 행동을 촉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오슬로포럼 연설이 '한반도 평화 구상'이었다면, 이날 스웨덴 의회 연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국제사회에 행동으로 확인시켜줘야 한다는 '적극적 제안'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정으로 노력하면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응답할 것"이라며 "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북한의 안전도 국제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북한과 함께 변함없이 노력하겠다"며 "남북간의 합의를 통해 한국이 한 약속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동력을 되살리려면 북한이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당위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평화로운 방법으로만 실현될 수 있다. 그것이 대화"라며 "북한의 평화를 지켜주는 것도 핵무기가 아닌 대화"라고 말했다.
또 "남북간의 평화를 궁극적으로 지켜주는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화"라며 "서로의 체제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받아야 한다. 그것이 평화를 위한 첫 번째이며 변할 수 없는 전제"라고 거급 강조했다.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복귀해 한반도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을 가져온다면 북한이 가장 우려하는 체제 안전보장은 저절로 해결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대화의 길을 걸어간다면, 전세계 어느 누구도 북한의 체제와 안전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신뢰하고 대화 상대방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발목을 잡는 국내 보수진영에도 자제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신뢰는 상호적이어야 한다. 그것이 대화의 전제다. 한국 국민들도 북한과의 대화를 신뢰해야 한다"며 "대화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평화를 더디게 만든다. 대화만이 평화에 이르는 길임을 남북한 모두 신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