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장례위원장인 이 총리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 현충원에서 사회장으로 열린 고 이 여사의 장례식장에서 조사를 읽고 이같이 영면(永眠)을 기원했다.
이 총리는 "여사님은 보통의 행복을 누리실 수도 있는 처지였다"며 "그러나 여사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평탄할 수 없는 선구자의 길을 택했다"며 여성 운동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민주화 운동의 길을 함께 했던 고인의 인생을 기억했다.
이어 그는 "남편은 일본에서 납치돼 알 수 없는 바다에 수장됐을 뻔 했다.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렇게 다섯차례나 죽음의 위기를 겪었다. 가택연금과 해외 망명도 이어졌다. 장남도 잡혀가 모진 고문을 받았다. 여사님 스스로도 어린 아들들과 감시 속에 사셨다"며 "그런 극한의 가시밭길을 여사님은 흔들림 없이 이겨내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편이 감옥에 계시거나 해외 망명 중일 때도 남편에게 편함을 권하지 않았다. 늘 하느님의 뜻에 따라 투쟁하라고 독려하셨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외신은 노벨평화상의 절반은 부인 몫이라고 논평했다"며 "저는 정권교체의 절반도 여사님 몫이라고 생각해한다.여사님은 평생의 꿈을 남편을 통해 하나씩 이뤄가셨다. 여성부가 신설되고, 여성총리가 지명됐으며, 양성평등기본법이 제정되는 등 여성 지위 향상과 권익증진이 시작됐다. 기초생활보장제가 도입되는 등 복지가 본격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지금 가신 그 곳에는 고문도 투옥도 없을 것입니다. 연금도 없고 망명도 없을 것. 납치도 없고 사형선고도 없을 것이다. 그 곳에서 대통령님과 함께 평안을 누리시길 기원합니다"며 "여사님. 우리 곁에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사님이 계셨던 것은 축복이었다"고 추모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