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항쟁 32주년, 한국교회 '형식적 민주주의' 위해 힘써야

[앵커]
6월 10일은 대통령 직선제라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이끌어 낸 ‘6.10 항쟁’이 일어난지 3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독재정권 시절 정치적으로 탄압받는 이들의 인권을 보호하며 민주화 운동에 나섰던 한국 교회는 오늘날 변화된 사회 속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할까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박승렬 소장을 만나 ‘6.10항쟁 32주년’의 의미를 생각해봤습니다. 최경배 기잡니다.

[기자]

30여년 전 5공화국 정권의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하며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자 전두환 정권은 폭력과 고문으로 국민을 억압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열망은 더욱 커져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습니다.

6.10대회 이후 연인원 5백만명 이상이 참여하며 국민의 힘이 결집된 6월 항쟁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골자로 하는 6.29 선언을 이끌어 냈습니다.

서슬퍼런 독재정권 시절 이처럼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들의 열망이 모아질 수 있었던 데는 독재권력으로부터 국민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던 한국 교회의 역할이 컸습니다.

[인터뷰]
(박승렬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고문과 구속이 연이어져가는 그런 인권침해에 대해서 교회가 적극적으로 발언해야겠다는 생각을 우리 선배 목사님들이 하셨고요. 74년도부터 실제로 학생들과 재야인사들에게만 맡기지 않고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셨고...”

특히 유신에 반대하던 인사들에게 가혹한 고문을 행사해 용공인사로 몰아갔던 민청학련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목요기도회는 민주화운동 인사들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인터뷰]
(박승렬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당시에는 긴급조치 때문에 어디에서도 집회를 하거나 모임을 할 수 없을 때죠. 그런데 종교 행사, 종교적인 기도회였기 때문에 거기까지는 직접 억압하질 않아서 모든 시민들과 타종단에 계신 분들까지도 목요기도회에 참석하고 목요기도회가 그런 생각과 사건에 대한 진상을 나누는 그런 자리가 되었죠.”

30여년 전 정치적으로 억압받던 이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힘썼던 한국 교회의 노력은
대통령 직선제라는 절차적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갑니다.

그리고 이제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 형식적 민주주의가 실현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박승렬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민주주의는 선거하는 그것만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의 삶 속에서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일상의 민주주의로 확대되어야 한다. 그래야 오늘 32주년을 맞는 6월 항쟁의 역사적 의미가 오늘에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아울러 변화된 시대 속에 새롭게 드러나는 인권현안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박승렬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시민들의 정당한 노동에 대한 대가를 보장 받는 것, 시민들의 정당한 주거권을 보장받는 것, 시민들의 정당한 생존권에 대한 문제를 옹호해 주는 일도 인권의 중요한 가치라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사회의 제반 영역에서 차별이 없는 모두가 존중받는 삶에 대한 희구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6.10항쟁 32주년을 맞아 신앙의 선배들이 보여준 발자취를 기억하며 오늘날 교회의 역할 또한 고민해봐야겠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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