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협회를 비롯한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날 파업으로 전국 건설현장에서 가동 중인 3천500여대의 크레인 가운데 현재 약 70%인 2천500대 가량이 가동을 중단했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타워크레인 가운데 노동자들이 점거해 농성을 벌이는 크레인을 1600여대로 추정하고 있다.
타워크레인이 멈춰서면서 전국의 주요 건설현장에서는 자재 운반 등에 애를 겪으면서 공사가 지연되거나 아예 중단되는 사태가 속출했다.
지하 7층, 지상 69층 높이의 대규모 오피스 건물로 포스코건설이 시공중인 서울 여의도 파크원 현장은 투입된 타워크레인 7대가 모두 멈춰 섰고, 마포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설치된 대형타워크레인 8대도 모두 멈춰서면서 공사는 극히 제한된 부분에서만 이뤄졌다.
이런 사정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이 똑같았다. 경기도에서는 남부지역의 경우 116개 공사현장에서 노조원 540여 명이 현장을 점거하고 타원크레인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고 북부지역도 36개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 135대가 파업에 동참했다.
인천에서는 74%의 타워크레인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공사현장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인천지역 공사현장 45곳에 설치된 161개 타워크레인 가운데 33곳의 공사 현장에서 74%에 해당되는 120개의 타워크레인이 멈췄다. 농성이 진행되는 타워크레인 가운데 74대는 민주노총 소속이고, 46대는 한국노총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세종·충남의 타워크레인 260대도 작동을 멈춘 가운데 민주노총 건설노조 대전충청타워크레인지부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시한폭탄 소형 타워크레인 즉각 폐기' 등의 현수막이 걸린 타워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10여명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가 소형 타워크레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전국 타워크레인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어 "하지만 소형 타워는 관리·감독이 제대로 안 돼 사고가 많이 난다. 최근에도 3명이 사망했다"며 "운전석을 설치하고 높이를 제한하는 등 규제 장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최 위원장은 그러면서 "2년 전부터 국토부에 안전 대책을 요구했는데, 정부는 여전히 문제 해결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농성 돌입 배경을 설명했다.
타워크레인에 오른 이 모씨는 70m 상공에서 "생존권이 달린 문제입니다.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고 불퇴전의 각오를 밝혔다.
정부는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타워크레인 파업 대책반을 가동한 가운데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임금 7% 인상과 함께 요구하고 있는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금지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