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현 감독의 '기프실'(2018, DCP, 95분, 다큐멘터리)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부산에 살고 있고, 9년째 오지필름이라는 창작 공동체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 '기프실'은 어떤 작품인가.
4대강 사업의 일환이었던 영주댐 건설로 수몰된 친할머니 집을 기록한 '기프실'은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수몰 직전까지 기프실 마을에 살았던 마을 할머니들과 나의 친할머니, 그리고 나의 기억을 영화에 담았다.
▶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 참여하게 된 소감은.
'기프실'을 완성한 지 딱 1년이 되었다. 2018년 5월, 영화를 완성해 갈 즈음 영화가 드디어 완성되어 가는데(5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영화를 상영할 기회가 없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있었다. 다행히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가 되었고, 이후 반년의 시간 동안 크고 작은 영화제와 상영회를 통해 22번의 상영 기회와 15번의 관객들을 만나게 되었다. 첫 영화이지만 비교적 많은 기회를 얻게 되어 다행스러운 마음이 컸었는데 '기프실'을 만난 관객들의 수를 떠올리면 고개가 한없이 숙여진다.
올해 초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기획에 대해 들었을 때 고맙고, 반가웠다. 몸담은 오지필름 내에서도 앞으로의 '기프실' 상영계획을 고민해야 하는 압박이 있었는데 극장에서 먼저 기회를 만들어 준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 창작자가 영화를 만들면서 상영의 판로를 함께 고민하는 각박한 현실에 속에서 '단비'와도 같은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고맙고 기쁘다.
▶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부산에서 그나마 맥을 이어오던 예술영화 전용관 국도예술관과 아트씨어터 씨앤씨가 올해 초 문을 닫게 되면서 부산은 예술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영화의 전당'밖에 없다. 때문에 나는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이 현저하게 줄었는데, 와중에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의 기획 소식을 들었다. 이 기획전은 창작자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정말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고 있는 부산에서 상영 기회를 만들 수 없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고, 여전히 씁쓸하다. 모처럼 온 이 반짝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의 다양한 독립영화의 숨결을 함께 느껴주시고, 즐겨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