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전] '기프실', 4대강 사업이 삼킨 마을을 기록하다

[5월 22일 오늘의 반짝반짝] '기프실'(감독 문창현)

광주독립영화관 GIFT-대구 오오극장-서울 아리랑시네센터-서울 인디스페이스에서 미개봉작 중 우수 작품 24편을 상영하는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이 5월 9일부터 6월 5일까지 열린다. 광주~대구~서울 세 지역의 독립영화 전용관들이 한국 독립영화가 얼마나 다채롭게 빛나는지 확인할 자리를 만든 것이다. CBS노컷뉴스는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서 상영 기회를 얻은 감독들을 인터뷰해, 소감과 작품 소개를 들어봤다. 하루에 한 편씩 상영작을 소개하는 '오늘의 반짝반짝'은 매일 아침 5시에 배달된다. [편집자 주]


문창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기프실'(2018)
2019년 5월 22일, 16번째 작품
문창현 감독의 '기프실'(2018, DCP, 95분, 다큐멘터리)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부산에 살고 있고, 9년째 오지필름이라는 창작 공동체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다.

▶ '기프실'은 어떤 작품인가.

4대강 사업의 일환이었던 영주댐 건설로 수몰된 친할머니 집을 기록한 '기프실'은 첫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수몰 직전까지 기프실 마을에 살았던 마을 할머니들과 나의 친할머니, 그리고 나의 기억을 영화에 담았다.

▶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 참여하게 된 소감은.

'기프실'을 완성한 지 딱 1년이 되었다. 2018년 5월, 영화를 완성해 갈 즈음 영화가 드디어 완성되어 가는데(5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영화를 상영할 기회가 없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있었다. 다행히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 첫 공개가 되었고, 이후 반년의 시간 동안 크고 작은 영화제와 상영회를 통해 22번의 상영 기회와 15번의 관객들을 만나게 되었다. 첫 영화이지만 비교적 많은 기회를 얻게 되어 다행스러운 마음이 컸었는데 '기프실'을 만난 관객들의 수를 떠올리면 고개가 한없이 숙여진다.

문창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기프실'(2018)
2019년을 들어서면서는 영화가 더이상 상영되지 못할 것 같은 불안이 찾아 왔었다. 하지만 또 다행스럽게도 서울여성독립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벌과 같은 소중한 영화제에서 상영을 하게 되었고, 소식을 듣자마자 '기프실이 다시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겠구나' 하며 허공에다 허리를 굽혀가며 감사함을 표현했던 기억이 있다. 영화를 완성하고도 상영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독립 다큐멘터리 제작 환경 안에서 이것은 늘 놓지 못하는 고민거리다. 다음 작품을 만들고 있는 지금도 여전한 고민이다.

올해 초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기획에 대해 들었을 때 고맙고, 반가웠다. 몸담은 오지필름 내에서도 앞으로의 '기프실' 상영계획을 고민해야 하는 압박이 있었는데 극장에서 먼저 기회를 만들어 준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 창작자가 영화를 만들면서 상영의 판로를 함께 고민하는 각박한 현실에 속에서 '단비'와도 같은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에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고맙고 기쁘다.

▶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부산에서 그나마 맥을 이어오던 예술영화 전용관 국도예술관과 아트씨어터 씨앤씨가 올해 초 문을 닫게 되면서 부산은 예술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영화의 전당'밖에 없다. 때문에 나는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이 현저하게 줄었는데, 와중에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의 기획 소식을 들었다. 이 기획전은 창작자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정말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살고 있는 부산에서 상영 기회를 만들 수 없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고, 여전히 씁쓸하다. 모처럼 온 이 반짝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국의 다양한 독립영화의 숨결을 함께 느껴주시고, 즐겨주시길 바란다.

(표=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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