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2월 5·18 진상규명위원회 구성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9월 법시행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는 국회에서 합의된 입법취지와 국민적 합의 정신에 따라 하루속히 구성되길 바란다"며 "이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에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역사적 진실이 밝혀질 수 있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한국당이 추천한 조사위원 3명 가운데,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가 특별법상 조사위원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임명을 거부했다.
특별법은 '법조인, 교수, 법의학 전공자, 역사연구가, 인권활동가 등 분야에서 5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군 출신의 권 전 사무처장과 언론인 출신 이 전 기자는 자격요건이 안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전북 김제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신시도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끝낸 뒤 기자들과 만나 "조사위원에 군 경력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해 위원 요건을 추가하는 법개정을 통해 군 경력 위원을 추가 교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3성 장군 출신'의 권 전 사무처장을 다른 군 출신으로 교체하고, 이 전 기자는 재추천하는 방식으로 문 대통령의 조사위원 임명 거부를 정면으로 돌파하기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오랜기간 5·18 진상규명위원회가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촉구하기 위해 말씀을 드린다"며 "구체적인 (위원) 후보 등에 대해서는 한국당으로부터 추천서가 오게되면 그때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 야당에서 '자격이 충분하게 있는 사람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이유없이 거부했다'고 하는데, 청와대는 대변인 브리핑으로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후보라 재추천을 요청한다고 했다"며 "사실관계가 틀려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