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손잡는 르노삼성 노사… '아시아 전략기지' 재시동

노사 양보 속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
노조는 '기본급 동결', 회사는 '근무환경 개선' 약속
르노삼성은 르노그룹의 '아시아 전략기지'
생산시설에 연구소까지 갖춰… 수출물량 배정에 총력

(사진=연합뉴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극심한 갈등을 빚은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드디어 잠정 합의안을 만들어냈다. 노사의 양보 속에 합의점을 찾은 르노삼성은 이후 수출 물량 확보 등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르노삼성은 르노그룹의 AMI태평양 지역(아프리카, 중동, 인도, 태평양) 내에서 유일하게 생산시설과 연구소를 모두 갖춘 르노그룹의 전략기지로 꼽힌다. 르노삼성은 이러한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차량 개발과 생산은 물론 수출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 '기본급 동결'한 노조, '근무 개선' 약속한 회사

르노삼성 노사가 지난 16일, 임단협 잠정 합의를 이뤄냈다. 파업과 공장 가동 중단 등 1년 가까이 이어진 극심한 갈등 끝에 얻어낸 결과다.


노사의 강대강 대치 속에 합의점이 보이지 않았던 임단협 협상은 지난 14일 열린 28차 본교섭에서 노사가 한 걸음씩 양보하며 잠정 합의안을 만들어냈다. 잠정 합의안은 21일 열리는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과반의 찬성표를 얻으면 통과된다.

우선 노조는 기본급을 동결하는 데 합의했다. 노사의 입장차가 컸던 안건이지만 노조는 회사의 제안대로 기본급을 동결하기로 했다.

회사 역시 기본급이 동결됨에 따라 일정 부분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본급 유지 보상금 100만 원을 지급하고 중식비 보조금도 3만 5,000원 인상한다. 성과급은 976만 원과 통상임금의 50%를 지급한다.

이어 노조가 이번 임단협 협상에서 강력하게 요구한 '근무환경 개선 문제' 역시 노사가 서로 한 걸음씩 양보해 절충안을 찾았다.

노사는 근무 강도를 개선하기 위해 인력 60명을 채용하고 주간 근무조의 중식 시간도 기존 '45분'에서 '60분'으로 늘렸다. 노동자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해 10억 원의 설비 투자와 함께 '근무 강도 개선위원회'도 활성화한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작업자 전환 배치' 문제도 이견을 좁히는데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앞서 노조는 '작업 전환 배치 시 노조와의 합의'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인사 문제가 협의로 돼 있는 상황에서 합의로 전환하는 것만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하면서 갈등이 이어진 상황이었다.

이 문제에 대해 르노삼성 노사는 '작업 전환 배치 절차를 개선한다'는 내용으로 합의했다. 노조는 애초 요구했던 전환 배치시 합의안(案)을 양보했고 회사는 전환 배치 시 노조의 의견을 반영하기로 약속했다.

◇ 르노그룹의 '핵심 전략기지'… '물량 배정' 총력

결국 노사의 양보 속에 파국을 피한 르노삼성은 이제는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넘게 떨어지는 등 급감한 차량 판매량을 끌어 올리는 데 집중한다. 특히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출 물량'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프랑스 르노그룹의 전략적 핵심기지로 분류된다.

르노그룹의 'AMI태평양 지역(아프리카, 중동, 인도, 태평양)' 내에서 생산공장과 연구소를 동시에 갖춘 곳은 한국의 르노삼성이 유일하다.

성과 역시 우수하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르노 테크놀로지 코리아'는 르노그룹 내에서도 핵심 연구소로 꼽힌다.

28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19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르노삼성 XM3가 공개되고 있다. 이한형기자
르노그룹의 C, D세그먼트 차량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있고 내년 상반기 출시되는 SUV차량 'XM3'도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부분변경을 준비하고 있는 SM6와 QM6의 디자인도 르노 테크놀로지 코리아가 맡았다.

여기에다 최근 르노삼성의 지역본부가 '아시아 태평양'에서 'AMI태평양'으로 바뀌면서 수출 가능 지역도 확대됐다. 르노삼성은 "아시아를 넘어 아프리카와 중동, 인도, 태평양까지 지역이 확대되면서 부산공장은 수출지역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르노삼성의 전체 생산량 중 절반을 차지한 닛산 로그 차량의 위탁생산이 올해 9월 종료된다. 결국 르노삼성은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선 새로운 물량을 배정받아야 한다.

르노삼성은 우선 르노그룹의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의 유럽, 동남아시아 수출물량을 배정받았다. 르노그룹은 지난해 12월, 기존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생산하던 트위지 물량을 르노삼성으로 옮겼다.

하지만 르노삼성이 주도적으로 연구 개발한 XM3의 수출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르노그룹은 애초 지난 3월, XM3의 유럽 수출물량을 생산할 공장을 결정하기로 했지만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이 길어지면서 올해 상반기로 연기했다. XM3의 유럽 수출물량을 두고선 부산공장과 스페인의 비야돌리드 공장이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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