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1월, 당시 한국 영화계의 양대 산맥이었던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과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이 열흘 간격으로 개봉한다. 두 편의 영화는 감독들 뿐 아니라 당대 최고의 배우 최은희, 김지미를 내세운 라이벌 전으로 개봉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개봉 전 대부분 젊은 춘향과 베테랑 감독이 만난 '춘향전'의 승리를 예고했지만, 결과는 '성춘향'의 완승이었다. 당시 이 두 영화의 대결을 빗대 '춘향전쟁'이란 말이 생겼다.
레트로 소리극 '춘향전쟁'(작 경민선, 작곡 신창렬, 연출 변정주)은 이런 한국 영화사의 중요한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작품은 실제 사건과 작가적 상상력, 그리고 음악적 실험성을 대담하게 접목해 이제껏 접하지 못한 새로운 형식의 음악극으로 탄생됐다.
'춘향전쟁'은 과거의 사실에 전통의 요소를 기반으로 하고 현대적 형식으로 해석한 뉴트로 작품이다. 실제의 사건과 유명인들의 이야기 외에도 통행금지, 시발택시 등 당시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소재들이 등장해 복고의 향수를 자극한다. 이릍통해 장년층은 시대의 향수를 느낄 수 있고, 젊은 층은 복고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춘향전쟁'은 음악과 음향의 중요성에 대해 과감하게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다양한 사물을 통해 각종 소리를 내는 장면을 통해 마치 ASMR을 현장에서 보는 듯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또 소리의 중요성에 대한 해답도 작품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신창렬 작곡가는 "음악을 표현하는 방식의 확장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연주자들의 악기가 음향효과의 도구가 되고 소리꾼의 목소리는 또 다른 악기가 될 수 있다. 표현방식이 다양한 소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