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강릉·동해 산불은 거의 수사가 마무리돼 법률 검토만 남겨두고 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과 책임자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법률 판단을 진행하고 있다.
강릉·동해 산불은 지난달 4일 강릉시 옥계면 야산에 위치한 한 신당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신당 주인을 상대로 전기 초 등 전기시설물 관리소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또 경찰은 고성·속초 산불의 경우도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다고 밝혔지만, 한국전력공사 관계자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경찰은 한전의 과실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한전에서 용역을 준 설치·점검·보수업체 등을 상대로 누가 더 과실이 있는지도 파악 중이다.
다만 경찰은 이들 중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관련자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 과정에서 끊어진 리드선 단면이 고압 전류가 흐르는 상태로 전신주에 부딪히면서 '아크 불티'가 발생했고, 이 불티가 낙엽이나 잡풀 등에 옮겨붙으면서 산불로 이어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피해 이재민들은 한전에서 관리하는 고압선과 개폐기 등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점이 명백한 만큼 한전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한전에서 국과수 발표가 나오기 전 이물질을 운운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강한 질타가 이어졌다.
결국 한전 김종갑 사장이 산불 발생 20일 만에 처음 이재민을 만나 상황 진화에 나섰지만, 피해 주민들은 한전이 수사 결과를 기다린 채 손해배상에는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질책하고 있다.
당초 일각에서는 고성·속초 산불에 대한 경찰 조사가 5월 중순 쯤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번 동해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강릉·동해는 축구장 1764여 개에 해당하는 산림 1260㏊, 고성·속초는 축구장 1718개 면적에 달하는 1227㏊의 산림이 휩쓸려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