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노동경제논집 최근호에 실린 '부모 경험 효과: 출생순위에 따른 출생월 분석'에 따르면 2000∼2016년 사이 둘째 자녀가 12월보다 1월에 태어날 확률이 첫째가 12월 대비 1월에 탄생할 확률보다 4.3% 높았다.
연말(11∼12월)과 연초(1∼2월)로 범위를 넓혀도 둘째 자녀가 연말 대비 연초에 태어날 확률이 첫째 자녀 대비 3.4% 높았다. 연말보다는 연초 출생아 수가 많다는 것은 이미 두루 알려진 사실이다.
통계청의 출생 마이크로데이터를 바탕으로 확인한 결과 2000∼2015년 11·12월에 태어난 신생아 수는 일평균 1천213명이지만, 2001∼2016년 1·2월에 태어난 신생아 수는 일평균 1천410명으로 16.2% 더 많았다.
1년 가운데 신생아 수가 가장 적은 달 역시 12월이며, 연속되는 달 가운데 12월과 1월이 신생아 수 차이가 가장 컸다.
연말 출생아는 태어난 직후 한국 나이로 바로 두 살이 되고, 같은 나이 또래와 비교해도 발육이나 발달 면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아 부모가 선호하지 않는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출산·육아 경험이 있는 부모일수록 이를 인지하고 둘째 자녀는 또래 대비 월령이 많을 수 있는 시기에 출생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산모의 학력이나 나이도 신생아의 출생 월에 영향을 미치지만, 부모 경험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자녀가 연말 대비 연초에 출생하는 확률이 첫째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2010년 취학기준일이 변경된 이후로는 출생순위에 따른 연초 출산 선호 경향이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
2011년 이후 둘째가 11∼12월 대비 1∼2월에 태어날 확률이 첫째보다 5.1% 높아졌고, 12월 대비 1월에 태어날 확률은 무려 5.9% 더 높았다.
취학기준일 변경 전에는 3월생부터 이듬해 2월생까지 동급생으로 묶었지만, 2010년부터는 같은 해 1∼12월생을 동급생으로 분류하고 있다.
12월생이 또래 집단 가운데 가장 월령 수로 뒤지게 되면서 1월 출생을 선호하게 됐고, 이를 위해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현상이 더 심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현국 영남대 교수는 논문을 통해 "한국 부모가 출산 직전에 출산일만 인위적으로 조정하고 임신 시기는 조정하지 않았다면 연말 대비 1월 신생아 수만 많고 2월은 많지 않아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계획 임신 가능성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