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전방 및 서부전선 방어부대의 화력타격훈련이 있었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는데 사진에는 도로 위의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올라가는 미사일 추정 발사체의 모습이 실렸다.
지난 4일 강원도 원산의 호도반도 일대에서 발사한 것과 외형이 같았다.
호도반도에서 쏜 발사체는 작년 2월 8일 열병식 때 처음 공개된 것으로 외형이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지대지 탄도미사일과 같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고 있다.
군은 이 발사체의 비행거리가 420km에 이른 것으로 파악되자 전술유도무기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재평가했다.
보통 사거리 300km 이하는 전술유도무기로 300km 이상부터 단거리 미사일로 분류된다.
탄도미사일은 멀리 있는 목표물을 타격하기 위해 높은 궤적의 포물선을 그리는 미사일로 대기권 밖 100km 이상의 상공까지 치솟았다가 낙하하는 미사일이다. 정상각도로 쏠 경우 가장 멀리 날아가고 저각 또는 고각 발사에 따라 거리가 줄어든다.
우리 군당국은 아직 이 미사일을 탄도미사일로 규정하지 않았지만 미국 쪽에서는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동쪽 호도반도에서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시험 발사한 뒤 이번에는 내륙을 가로지르는 발사 시험으로 무기의 신뢰성과 안정성 테스트를 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이스칸데르급 추정 미사일은 최대사거리가 50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분계선(MDL) 인근 최전방 지역에서 발사하면 남한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이 미사일은 북한이 러시아 이스칸데르 기술을 들여와 자체개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점고도에서 급강하하다가 다시 수평비행을 하고 목표물 상공에서 수직으로 낙하하는 등 복잡한 회피 기동을 한다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고도 50여㎞로 비행해 최대사거리 40여㎞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 또는 고도 5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잡는 사드(THAAD)로도 요격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에 내륙을 관통하는 실전 발사로 신형무기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북한은 동해안에서 보통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후 신뢰성과 안정성, 실전 능력을 확인하고자 서쪽에서 동쪽으로 내륙 중앙을 가로지르는 발사 방식을 보여왔다"면서 "이는 북한의 전형적인 미사일 개발 패턴"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 대화틀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조절하고 당분간은 내부관리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관계에 기대를 버린 것은 아니지만 자신들이 굴복하거나 양보할 생각은 없다는 것을 대외에 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전날 발사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추정 발사체의 TEL(이동식발사대)은 호도반도에서 쐈을 때 TEL하고는 바퀴 형태가 달랐다.
첫 발사 때의 TEL은 8개의 바퀴 형태로 제작됐는데 이번 구성지역에서 발사한 TEL은 전차 궤도형으로 신형 TEL로 분석됐다.
구성지역에 전차 공장이 있기 때문에 전차 궤도형 TEL을 생산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궤도형 TEL은 하천이나 야산 등 험한 지역에서도 운행할 수 있어 기동성이 뛰어나고 발사 후 재빨리 은폐 장소로 숨기도 쉽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