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 의원은 최근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강압으로 쓴 진술서에 대해 당시 운동권 학생의 움직임을 소상히 적어 다른 민주화 인사를 옥죄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유 이사장은 이미 공개된 서울대 총학생회 간부만을 언급했다며 반박했다.
이런 와중에 심 의원보다 네 학번 아래인 윤 총장은 오히려 심 의원의 법정 진술이 당시 민주인사들의 유죄 판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반격한 것이다.
윤 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많은 민주인사들을 투옥시킨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유죄판결에 있어서 핵심 법정증언이 바로 형의 증언임이 역사적 진실로 인정되고 있다"며 "80년 서울역 진출과 회군을 결정한 총학생회장이었던 형이, 84년 복학해서는 왜 복학생협의회장을 맡지 못하고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던 후배 유시민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었는지, 스스로 잘 아시지 않느냐"고 일갈했다.
이어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거나 군대에 끌려갔다온 분들 중 어느 누구도 기간 방송사에 기자로 채용된 이가 없건만, 유독 형만이 징역 대신 군대에 갔다 와서 다른 정권도 아닌 전두환 정권에서 MBC 기자가 될 수 있었는지, 형이 그 이유를 모른다 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심 의원은 MBC 기자를 거쳐 1995년 당시 신한국당 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두 사람의 진실 공방은 심 의원이 지난달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온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시작됐다. 유 이사장은 "하루에 진술서 100장을 쓴 적이 있다. 우리 학생회 말고 다른 비밀조직은 노출 안 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1980년 당시 심 의원은 서울대학교 총학생회장, 유 이사장은 같은 대학교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다.
심 의원은 방송이 나간 뒤 "유 이사장이 진실을 왜곡하는 예능의 재능을 발휘했다"고 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인 '1980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 영상에서 "저는 그 진술서를 보면 잘 썼다고 생각한다. 감출 것은 다 감췄고, 부인할 것은 다 부인했다"며 "(진술서 작성 뒤) 500명 가까운 수배자 명단이 발표됐는데 저희 비밀조직(서울대 농촌법학회) 구성원은 단 1명도 그 명단에 올라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심 의원은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 2개의 진술서를 PDF 파일 형식으로 게재한 뒤 인터넷 주소 링크를 보도자료에 실었다.
그러면서 "그의 진술서에 제 이름은 모두 78번 언급됐으며 이 진술서는 저의 공소사실 핵심 입증증거로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자신의 진술서가 공개된 데 대해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진술서는 앞부분부터 다 거짓말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진술서는 앞부분부터 다 거짓말이다. 내가 1980년 3월 심재철 의원을 처음 만난 대목부터 완전히 창작이었다"며 "합수부 수사관들이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하도록 성의있게 진술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아무런 배후 없이 대규모 시위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을 납득시키려고 애썼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학생을 사주해서 시위를 일으키고 그 혼란을 틈타 정권을 잡으려 했다는 게 당시 조작의 방향이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심 의원이 진술서를 공개한 걸 두고선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생각도 없다"며 "이 모든 일을 학생회 간부가 다 한 것으로 진술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그 점만 이해해주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