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비·여행비·직구비용…뛰는 달러에 소비자들도 손해

미국 유학생 자녀의 학비 송금을 앞둔 A씨, 모처럼 해외 가족여행을 준비 중인 B씨, 평소 눈여겨 봐둔 스마트TV를 사려는 해외직구족 C씨. 이들의 공통적인 걱정거리는 바로 상승세에 있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일반인들 부담도 커졌다.

3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3원(0.37%) 오른 1170.0원으로 마감됐다. 올해 1월 초(1119.0원) 대비 4.56% 상승했고, 지난해 1월초(1061.2원)에 비교하면 무려 10.25%나 치솟았다.

A씨가 지난해 1월에 1000만원 송금했다면 지금 당장 송금하는 경우 1100만원을 보내야 하고, B씨가 지난해 1월 500만원짜리 해외를 다녀왔다면 당장 같은 해외여행에 나설 경우 550만원을 써야 한다. C씨도 지난해 1월 200만원에 샀을 TV를 당장 사려면 220만원에 사게 된다.

소비자 개개인의 손실을 합쳐보면 국가경제 측면에서도 환율 상승이 반가울 수 없다. 달러 거래 위주로 이뤄지는 여행·학비·직구 소비체계에서 환율 상승은 가격상승이자 국제수지 '마이너스'를 뜻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해동안 해외에 유학·연수비용으로 지출된 돈은 35억5910만달러이고, 올들어 2월까지도 6억350만달러에 달한다. 일반적 해외여행으로도 지난해 연간 284억1420만달러, 올초 2개월간 4억6080만달러가 지출됐다.


또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해외직구로 지난해 한해동안 2조9717억원, 올해 1분기 9052억원이 지출됐다. 직구 대상국은 미국의 비중이 약 50%로 가장 컸으며, 해외직구 규모는 2015년 1조7014억원에서 해마다 확대되고 있다.

강(强)달러 배경에는 최근 수출부진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 우려, 1분기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4월 외국인 투자자 배당금 지출이라는 계절적 요인, 속도조절 중이긴 하나 미국 연준이 유지하는 긴축 기조 등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국제교역 침체에 따른 수출부진은 우리 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겪고 있다. 실제로 엔화나 유로화 역시 지난해 초에 비해 달러환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다만 원·달러 환율이 지속 상승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달러값이 하향 안정 수순을 밟는다면 소비자들은 학비의 분할납부, 여행과 직구 시점 연기 등으로 손실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과 외화차입 가산금리 등 외환 건전성 지표가 상당히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는 감지할 수 없다"며 과도한 환율 상승 우려를 경계했다.

민간 금융권에서도 하반기 우리 수출회복세로 경상수지 우려 감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유지, 독일 주도의 확장 재정과 중국 경기의 회복에 의한 유로·위안화 강세전환 등으로 연말까지 1120원대 안팎에서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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