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 '공관병 갑질' 행위,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찬주 전 대장이 쓴 전역사의 일부다. 그러나 최근 보수 언론에 등장하는 그는 정치 군인으로 묘사된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은 최근 그와의 인터뷰 기사를 앞다퉈 싣고 있다. 항소심 재판에서 박 전 대장이 일부 무죄 판결을 받은 점을 앞세워 정부의 적폐 청산 비판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적폐 청산은 적폐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주류에 대한 청산이다. 군복의 명예가 더럽혀진 게 가장 괴로웠다. 국가 권력이 '육사 죽이기'를 하면서 현역 대장인 나를 표적으로 삼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장에게 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죄로 인정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뇌물 수수에 대해서만 무죄 판결을 내렸다.
박 전 대장은 2017년 7월 공관병에게 전자호출 팔찌를 채우고 텃밭 관리를 시키는 등 '갑질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받았다.
그 해 10월에 고철업자 A씨에게 군 관련 사업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2014년 무렵 760만원 상당의 향응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제2작전사령관 재직 시절 B중령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고 이를 들어준 혐의도 받았다.
1심과 항소심의 판결이 엇갈린 상황이라 최종 판결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고, 항소심에서도 일부만 무죄 판결을 받았을 뿐인데도 보수 언론은 박 전 대장의 '무죄'와 무고함을 부각시키고 있다.
언론계에서는 박 전 대장의 입장에만 치우친 보도는 부실하고 일방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동찬 언론연대 사무처장은 3일 CBS노컷뉴스에 "충분한 근거 없이 당사자만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면서 정치적 탄압을 받은 것이라는 보도는 부실한 보도"라며 "박찬주 전 육군대장은 그 위치를 생각했을 때 상당한 사회적 책임이 따르는 직책이고, 완전 무죄도 아닌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스피커를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언론의 행태에 대해 "박찬주 전 대장은 주관적이고 일방적인 견해를 주장할 수 있지만 언론이 보도할 때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황 판단을 해서 평가 하고 보도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