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스티븐 비건 방한, 北美 교착국면 뚫을 수 있을까

2월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처음 방한
대북 식량 인도적 지원 논의 예상
北 식량사정 악화, 北의 호응 여부 미지수

(사진=연합뉴스)
북미대화가 교착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다음주 방한할 예정이어서 대화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정부 당국자 등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8일~ 10일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가 방한하는 것은 2월말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이다. 그는 지난 2월초
평양을 방문해 비핵화 협상을 벌인 뒤 서울로 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장관 등을 만났었다.

비건 대표는 방한 기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워킹그룹회의를 열고 비핵화와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워킹그룹 회의가 열리는 것은 지난 3월14일 워싱턴 회의 이후 약 두달만이다.

이 번 한미워킹그룹회의에선 대북 식량 인도적 지원 문제가 핵심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대북 식량지원은 미국이 현 단계에서 북한에 제시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당근책'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달 1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과)인도적 문제를 논의 중이다.솔직히 그 점은 괜찮다"며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셈법'을 내놓을 수는 없는 상황에서 '냉각기의 상황관리' 차원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도 대북식량 지원에 적극적이어서 북한의 호응 여부에 따라선 대화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날 내신 기자회견에서 비건 대표와의 한미워킹그룹화의에 대해 "중요한 대화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식량 인도적 지원에 대해선 "기본 입장은 정치적인 상황과 무관하다"며 "주요국 또한 국제기구들과 계속 협의를 해 나가고 있고 정부로서는 조속히 집행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도 지난달 29일 노동신문을 통해 "쌀이 금보다 귀하다"며 어려운 식량사정을 국제사회에 그대로 인정했다.

지난 2월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지난해 식량생산량이 495만1000톤으로 한해 전보다 50만3000톤 줄었으며, 올해 부족량이 148만6000톤일 것이라 추산했다.

이와 관련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최근 북한의 식량작황조사를 진행해 이달 중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FAO 등의 북한 작황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안도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비핵화 협상과 연계하는 것은 경계하겠지만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식량지원은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망했다.

고 교수는 "북한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선은 긴급한 인도적 지원을 통해 상황을 관리하면서 협상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달말 방한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만날 것이라는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결정된 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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