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네트워크 불만 사례가 집중됐던 KT는 "5G망 구축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제 다 해결됐다"면서도 "약관에 해당하는 통신장애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며 그동안 불편을 겪은 소비자들에 대한 보상은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5일 5G 일반소비자 개통이 시작된 뒤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LTE 속도가 느려졌다', 'LTE가 끊긴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이 5G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LTE 성능을 저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대해 통신전문가들은 "일부러 통신 속도를 낮출 수는 없다"면서도 "5G망이 극히 부족하고 불안정한 상황에서 LTE망에 5G 사용자와 LTE 사용자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LTE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해왔었다.
그런데 5G 서비스 과정에서 생긴 기술적인 문제로 LTE 서비스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불만 사례가 집중된 KT에 따르면 5G 기지국 업데이트 과정에서 LTE 기지국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KT 관계자는 "5G 네트워크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LTE 기지국에 영향을 줬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런 문제를 거의 다 해결했다"며 "16일 이후 (LTE 서비스에서) 크게 문제가 (있는 지역이) 없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5G망 구축과정에서 LTE망이 영향을 받으면서 문제가 생겨 이를 개선했지만 그동안 LTE 고객이 겪은 불편에 대해서는 보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무선망은 네트워크 문제뿐 아니라 단말기 문제로도 통신 장애가 생길 수 있다"며 "이번에 LTE 네트워크 문제의 경우 KT 네트워크만의 문제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5G 상용화 이후 LTE 이용자들의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고 해서 관련 장애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통신문제가 KT만의 문제가 아니라 단말기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KT 또 약관상 3시간 연속으로 통신이 연결되지 않거나 한 달에 총 6시간 이상 통신이 되지 않아야 '통신장애'인데, 이번에 KT LTE 고객이 겪은 불편은 지난해 KT 아현지사 화재 등처럼 통신이 전혀 연결되지 않는 불편이 아니라 속도가 느리거나 연결이 지체되는 현상이어서 약관상 통신장애가 아니고, 이에 대한 보상도 예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T가 LTE 문제가 해결됐다고 밝힌 16일 이후에도 KT LTE 사용자들의 불편 사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어지고 있다.
KT는 장애시간 등이 약관상 통신장애가 아니기 때문에 보상할 수 없다고 했지만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LTE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담당하는 일부 시스템 오류로 과부하가 일어나 전국 각지에서 국지적인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뒤 이에 대한 배상을 실시했다.
SKT 약관상 3시간 이상 서비스를 받지 못한 사례가 아니라면 배상대상이 아니고 당시 SKT가 밝힌 장애 시간은 3시간에 미치지 못했지만, SKT는 약관과 무관하게 장애가 발생했던 기지국의 영향을 받은 모든 고객들에게 보상을 했다.
전문가들은 5G망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5G 이용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LTE 네트워크 문제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김연학 교수는 "주파수 대역이 높으면 커버리지가 좁기 때문에 많은 기지국이 필요한데 5G(3.5GHz 또는 28GHz)는 LTE(850MHz, 1.8GHz)보다 주파수 대역이 매우 높기 때문에 더 많은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며 "그런데 5G망을 제대로 갖춰놓지 않은 상황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런 상황에서 무제한 요금제까지 출시하면서 LTE망에 이용이 몰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과부화가 걸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5G망 불안정에 따른 문제가 쏟아지자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3일부터 매주 '5G 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TF 회의'를 열고 5G 서비스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매일 5G 서비스 관련 '부내 일일점검회의'를 열고 품질개선 정도, 민원추이 등을 점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