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수사단, '성범죄·뇌물·직권남용' 전방위 수사

'김학의 성범죄' 피해여성, 15일 수사단에 자진 출석
이세민 당시 기획관 소환, '朴 청와대' 직권남용 의혹도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확인한 법무관 수사도 진행

김학의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브리핑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이 전방위 수사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수사단이 첫 타깃으로 정조준한 뇌물 의혹은 물론 박근혜정부 청와대의 직권남용 의혹과 성범죄 의혹까지 수사가 동시다발로 이뤄지고 있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김 전 차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여성 A씨가 이날 오전 수사단에 자진 출석했다.

이 여성은 수사단이 김 전 차관 성폭행 의혹 등과 관련한 자료를 요청하자 직접 출석해 관련 내용을 진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사단은 이날 오전 A씨를 불러 성폭행 피해를 뒷받침할 자료 등을 제출받고,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들었다.

A씨는 김 전 차관 사건의 발단이 된 원주별장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밝혀온 인물이다.

그는 2008년 1∼2월 서울 역삼동 자신의 집에서 김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씨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두 사람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성관계 장면을 촬영했다고 주장해왔다.

A씨는 또 성범죄 의혹 외에도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서도 진술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경찰 조사 과정에서 윤씨가 2007년 김 전 차관에게 돈이 든 듯한 봉투를 건네는 것을 목격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러스트=연합뉴스)
수사단은 또 지난 12일과 14일, 2013년 경찰 수사팀 관계자인 이세민 당시 경찰청 수사기획관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당시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수사팀에 외압을 가했다는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 수사단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는 분위기다.


수사단은 이 전 기획관을 상대로 당시 경찰 수사팀의 수사 상황과 청와대 보고 과정,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외압을 행사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기획관은 당시 작성한 경찰 업무일지를 근거로 진술했고, 업무일지 사본도 수사단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전 기획관이 제출한 업무일지 수첩이 2013년 1월초부터 이 전 기획관이 경찰대학으로 발령난 4월 중순까지 작성된 것으로, 수사기획관으로 근무할 당시 있었던 내용들을 날짜별로 상세히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기획관은 2013년 김 전 차관 사건을 수사할 당시 경찰 수사팀을 지휘하는 경찰청 수사기획관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김 전 차관 관련 의혹이 불거진 후 같은 해 4월 경찰대 학생지도부장으로 갑자기 전보 조치됐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기획관의 인사 조치는 보직을 맡은 지 4개월여만에 이뤄진 것으로 당시 좌천성 인사 조치를 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의 뇌물 의혹 수사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은 최근 윤씨의 조카와 사업 관계자 등 윤씨의 주변 인물들을 불러 조사했다. 윤씨와 동업했거나 사업 관계로 얽힌 인물들은 물론 윤씨가 실소유주였던 강원도 원주 별장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도 진행됐다.

앞서 수사단은 출범 6일만인 지난 4일 김 전 차관 자택과 윤씨의 사무실 등 1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법무부 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25일 김 전 차관이 2005년과 2012년 사이 윤씨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수사 권고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김 전 차관 출국금지 조치 여부를 사전에 조회한 법무부 소속 공익법무관 2명을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넘겨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과 김 전 차관 측이 사전에 연락한 정황 등이 나온다면 김 전 차관 의혹을 수사하는 수사단과 수사상황을 공유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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