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전 임원들 "MB가 다스 분식회계-비자금 조성 제안"

MB에 매년 초 다스 경영상황 보고…비자금 전달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의 전 임원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다스 분식회계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12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공판기일에 김성우 전 다스 사장과 권승호 전 다스 전무가 증인으로 나왔다.

김 전 사장은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날 증인지원 절차를 통해 법정에 나왔다. 애초 김 전 사장은 검찰 조사 당시 '1995년부터 다스에서 이익이 많이 나기 시작했는데 현대차와 가격 네고(협상)에 불리할 수 있으니 분식으로 조정하겠다는 내용을 이 전 대통령에게 결산보고를 할 때 건의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사장은 "사실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분식회계를 한 것인데 (조사) 당시에는 대통령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진술했을 것"이라고 거짓된 답변이었음을 밝혔다.

권 전 전무 역시 김 전 사장과 함께 이 전 대통령에게 다스 현황을 보고하러 갔을 때 분식회계를 통한 비자금 조성을 지시받았냐는 검찰 측 질문에 "회사에 유리하게 이익을 낮추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다스의 각종 경영 상황을 판단하고 지시하는 실질적 사주가 이상은 회장이 아니라 이 전 대통령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김 전 사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권 전 전무 역시 "당시에는 일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 주주가 누구인지 상관은 없었지만, 피고인(이명박)에게 매년 가서 보고했다. 영향력이 굉장히 큰 분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권 전 전무는 "1992년부터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연초에 이 전 대통령에게 경영 상황 보고를 하고 매년 비자금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변호인단은 이들 임원의 진술이 다른 다스 직원들의 진술과 차이가 있는 점과 김 전 사장의 최초 진술이 증언 내용과 다른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날 남궁범 삼성전자 부사장도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전부 "모른다"고 답해 증인신문은 30분 만에 끝났다.

이 전 대통령은 1992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원을 조성(횡령)하고 삼성에 다스의 소송비 67억7000만원을 대납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은 이 전 대통령을 다스의 실소유자로 판단하고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원을 선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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