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위험' 기업부채 2배 급증…모니터링 강화해야"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 '미국 기업의 고위험부채 현황 및 평가'
고위험 기업부채 2조4천억달러 수준…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2배
레버리지론 위주로 증가…경기둔화시 부도율 상승요인 가능성

미국에서 대출을 중심으로 고위험 기업부채 규모가 급증해 우리 경제가 관련 리스크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미국 고위험 기업부채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2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은행 워싱턴주재원 남선우 차장 등이 해외경제 포커스에 게재한 '미국 기업의 고위험부채 현황 및 평가'에 따르면 미국의 GDP 대비 기업신용은 2011년말 65.1%에서 지난해말 73.0%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73.0%→64.8%로 낮아진 GDP 대비 가계신용과 대조된다.


특히 '저신용' 기업의 부채가 대출 중심으로 급증해, 실물경제 여건이 악화시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지적됐다. 지난해말 현재 고위험부채는 2조4000억달러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말(1조1000억달러)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미국 기업의 고위험 부채는 레버리지론(기업이 피인수업체 자산을 담보로 빌린 대출), 하이일드 채권(BBB 미만 등급의 저신용 기업이 발행한 고수익·고위험 채권)이 각각 1조2000억원씩 규모로 구분됐다. 이 가운데 저금리 기조 아래 급증세를 보인 레버리지론 쪽의 위험성이 부각됐다.

레버리지론 잔액 증가세는 한때 주춤하다 2017년 이후 확대돼,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말(5000억달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급증세의 배경으로는 펀드형 투자 증가와 대출 증권의 유동화로 인한 수요기반 확대, 저금리 지속에 따른 고수익 추구 성향 강화 등이 지목됐다.


연구팀은 "레버리지론의 경우 대출조건 완화 등으로 관련 대출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용 기업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어 경기둔화 등으로 인한 기업실적 악화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레버리지론 가운데 약식대출 비중은 2012년 20%대에서 지난해 80%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레버리지론 이용 기업 중 영업이익 대비 부채가 6배 이상인 기업은 2015년말 19%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말 34%로 뛰었다.

대출이 손쉽게 이뤄진 탓에 영업으로는 '감당 못할' 만큼 빚을 진 기업이 급증한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대출 부실화 우려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레버리지론의 부도율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의 부채수준 상승 등을 감안하면 경기둔화시 부도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등 저금리 지속으로 저신용 기업의 이자비용 비율이 낮은 수준이고, 레버리지론 대부분 담보가 있어 투자자 보호수준이 높아 단기간내 대규모 부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됐다.

그렇더라도 향후 경기 동향에 따른 리스크 발생 가능성에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입장이다. 연구팀은 "고위험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성장률 둔화 등 기업활동에 영향을 주는 거시경제 여건에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고위험부채 관련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금융여건이 완화된다면 레버리지론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이일드 채권도 고위험 채권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BBB등급 채권이 크게 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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