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 3가지가 결합해 커졌다"

변압기? 기계 결함으로 터질 수 있어
태풍급의 강풍으로 불, 급속도 확산
'양간지풍' 3,4월 강원 대형 산불 원인
헬기 투입, 주불 잡아야...바람이 관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 밤사이 어디까지 번진 건지, 전문가 한 분을 연결해야겠습니다. 이게 왜 이렇게 불이 강하게 번져간 건지. 왜 이런 강한 바람이 분 건지도 궁금하고 또 어떻게 이렇게 번져간 건지 이게 더 막을 방법은 없었던 건지 앞으로는 어떻게 될 건지 다 궁금하네요.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박재성 교수입니다. 박 교수님, 나와 계세요.

◆ 박재성>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산불의 원인. 그러니까 처음 시작된 게 고성, 강원도 고성에 있는 한 변압기라고 추정하더라고요.

◆ 박재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일단 변압기가 왜 그렇게 터진 겁니까?

◆ 박재성> 변압기의 폭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번에 산불의 원인이 됐기도 하고 도심에서도 종종 변압기가 폭발을 하게 되는데요. 대부분이 기계적 결함에 의해서 폭발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합선이라든지 절연 열화라든지 이런 것들이 화재의 원인이 되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하긴 주택가에는 나는 불들도 변압기에서 시작된 게 굉장히 많죠.

◆ 박재성> 그렇습니다. 대부분이 오래된 변압기에서 기계적 결함이 발생하거나 그런 것들이 관리 부실이 있게 되면 그런 쪽 부분들이 합선이나 절연 열화를 일으켜가지고 화재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 김현정> 변압기가 뻥 터졌습니다. 그런데 보통 변압기가 뻥 터져도 주변으로 서서히 변져가기 마련인데 이게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확산된 건 뭐니 뭐니 해도 강풍 때문이겠죠?

◆ 박재성> 그렇습니다. 화재가 발생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있어야 되는 것인데 일단 주변에 탈 수 있는 물질이 있어야 되는 것이죠. 가연물이라고 얘기를 하죠. 그러니까 주변에 즉 수목이나 이런 것들이 가연물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고 이번 화재는 무엇보다도 거의 태풍급에 해당하는 강한 강풍이 불다 보니까 그 강풍을 타고 화재가 급속도로 확산이 되게 된 것입니다.

◇ 김현정> 그렇죠. 강풍이 부는 데다가 여러분, 왜 학창시절에 푄 현상, 높새바람. 이런 얘기 들어보셨죠? 이 지역이 이맘때 높새바람. 태백산맥 넘어오는 바람이 고온 건조해지는 그 바람이 부는 그 철 맞죠?

◆ 박재성> 그렇습니다. 산불이 발생을 하면 특히 세 가지 조건이 맞아야 됩니다. 건조한 날씨 그리고 강한 바람 그리고 산악 지형이 되는데 특히 강원도에 대형 산불이 3월이나 4월에 많이 발생을 하게 되는 것은 건조한 날씨하고 그리고 3월이나 4월에 영동 지방의 특성이 양간지풍이라고 해서 양양과 간선 사이에 굉장히 강한 돌풍이 불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결국은 작은 불씨를 대형 화재로 키우는 원인이 되는 것이죠.

◇ 김현정> 양간지풍이라는 이야기. 밤에 속보 들으신 분들은 계속 들으셨을 거예요. 양양하고 간선 사이에 국지적인 돌풍. 이게 다 맞아떨어진 거네요, 그러니까. 참 불행하게도.

◆ 박재성> 그렇죠. 앞에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건조한 날씨, 강풍. 그리고 강원도라고 하는 굉장히 경사가 심하고 수풀이 우거진 그런 산악 지형. 이 세 가지 조건이 대형 산불의 요소하고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이렇게 강한 대형 화재가 된 것입니다.

◇ 김현정> 거기다가 또 하나 이쪽 지역에 소나무 송진도 한 역할을 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선생님?

◆ 박재성> 우리나라 산악에 보면 특히 강원도에 보게 되면 침엽수림이 많습니다. 우리가 보통 나무는 침엽수림, 활엽수림. 이렇게 나눌 수가 있게 되는데 활엽수보다 침엽수. 즉 소나무나 잣나무나 이런 나무들이 산불에 훨씬 취약합니다. 좀 전에 말씀하셨던 송진도 있고요. 그 나무 자체가 활엽수보다 산불에 굉장히 취약하기 때문에 불이 붙기도 쉽고 한 번 불이 붙으면 급격히 확산이 되는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도 지금 12시간 지났잖아요. 12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이게 완전 진화가 안 되는 건 역시 바람 혹은 밤이어서? 그래서 그런가요?


◆ 박재성> 그렇습니다. 일단 화재가 7시 넘어서 야간에 발생을 했고 강한 바람이 불다 보니까 주불이라고 하죠. 주불을 진화하려면 헬기가 동원이 되어야 되는데 밤새 헬기를 동원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고요. 이제 날이 동이 트면서 동원 가능한 헬기를 전부 다 동원을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밤에는 주불을 진화하기보다는 민가 쪽으로 화재가 확산이 되는 데 방어선을 치고 소방차들이 그쪽에서의 화재 확산을 막는, 즉 민가 쪽의 피해를 줄이는 쪽에 집중했고요. 이제 동이 트면서 주불을 통해서 산불을 진압을 하고 있는데 관건은 바람이 빨리 잦아들어야지만이 주불의 진화가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지금 바람 상태가 어떤 건가요?

◆ 박재성> 지금도 밤보다는 좀 바람이 잦아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보통 한 초속 15m 정도의 바람이 불고 있는데 우리가 보통 초속 17m 이상의 바람을 태풍급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강한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지금 일기 예보에 의하면 정오까지 강풍이 불고 있고 지역에 따라서는 굉장히 돌풍이 불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들이 산불이 어디로까지 진화를 할지가 상당히 판단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조금 전에 속초에서 연결한 주민 분은 그 지역은 고요해졌대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나 싶게 바람이 잦아들었다고 하셨는데 이곳도 바람이 센 곳이 있고 괜찮은 곳이 있고 다 다른 거예요. 워낙 넓은 곳이 타고 있기 때문에.

◆ 박재성> 그렇습니다. 이게 또 산악 지형의 특징입니다. 일반 평지 같은 경우는 대부분이 고르게 바람이 불거나 이렇게 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산악은 산악 지형의 특성상 지역에 따라서 돌풍이 부는데 바람이 잦은 데 이런 게 차이가 나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하실 수가 있는 거고 강원도도 지금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헬기가 밤사이에는 전혀 못 떴다고 하는데 헬기가 이렇게 넓은 곳에서 불이 날 때는 그냥 잘 안 보이더라도 떠서 뭐 이렇게 진압, 가루도 뿌리고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건가요?

◆ 박재성> 헬기라고 하는 부분들이 특히 바람하고 가시거리에 굉장히 취약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야간과 같이 시야가 확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헬기에 의한 산불 진압이 굉장히 위험합니다. 헬기 자체에 의한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야간에는 투입할 수 없는 거고요. 제 생각에는 지금도 바람이 굉장히 강하게 불기 때문에 헬기가 굉장히 진화 작전을 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게 워낙 화재가 강하고 이렇게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보니까 굉장히 공격적으로 헬기에 의한 화재 진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오늘 새벽 6시 반부터 다시 헬기가 뜨기 시작하는데 지금도 안전한 상황은 아닌데 워낙 급박하니까 뜨는 거군요?

◆ 박재성> 그렇습니다. 헬기가 가장 취약한 것이 바람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지역에 따라서 굉장히 강한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안전에 유의해서 작전을 해야 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게 그러니까 헬기가 떠서 일단 끄면 되지 않겠는가. 물론 떠서 뿌리면 끌 수는 있겠죠. 그런데 헬기가 뜨는 자체가 너무 위험한. 시야 확보도 안 되고 바람은 세고.

◆ 박재성> 그렇죠. 이게 바람이 세게 불면 헬기가 뜨는 자체도 위험하지만 주불을 잡으려면 주불 가까이에 접근을 해야 됩니다. 주불 가까이에 접근하기도 어렵고 또한 물을 뿌렸을 때 바람이 강하게 불면 이 화점 가까이로 물이 직접 닿아야 되는데 닿지 않고 이게 흩뿌려지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물에 의한 소화 효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바람에 의한 굉장히 악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이 빨리 잦아드는 것이 무엇보다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교수님, 지금 밤사이에 약 네 곳에서 이런 불이 났어요. 고성 속초에 한 덩어리, 강릉 그리고 부산, 인제. 이렇게 여러 곳에서 났는데 이게 지금 결국 다 곳곳이 다 바람 때문이라고 봐야 되는 건가요? 건조한 날씨와 바람?

◆ 박재성> 그렇죠. 화재가 발생하는 원인에는 자연 발화가 있을 수 있고요. 인적 발화가 있어요. 사람의 실수에 의한 발화가 있을 수가 있는데 특히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에 특히 건조한 날씨 같은 경우는 마른 잎들에 의한 마찰열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의해서 자연 발화가 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불씨가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으면 스스로 꺼질 수도 있고 사람에 의해서 초기에 바로 진압이 될 수도 있는데 바람이 강하게 불었을 때는 이게 초기에 진압을 못 하고 이게 커지게 되는 그런 원인이 될 수가 있는 것이죠.

◇ 김현정> 이게 완전히 진화가 되려면. 물론 상황에 따라 좀 다르기는 하겠습니다마는 지금 사상 초유의 인원과 헬기가 다 동원이 된 상태라고 하거든요. 최대 규모. 이렇게 진압을 하면 어느 정도 이게 진화가 시간이 걸릴 거라고 보세요?

◆ 박재성> 저도 어느 정도면 진화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좀 전에 앞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바람이 어떠냐 하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관건입니다. 지금 국가에서는 동원 가능한 소방력이라든지 장비를 총동원해서 이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바람이 만약에 잦아든다면 이 정도의 동원 장비나 인력을 가지면 빠른 시간 내에 진화가 가능하겠지만 바람이 잦아들지 않는다고 하면 이게 오늘 밤 이상으로 진행이 될 수도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꺼진 것 같이 보이다가 번지고 또 번지고 할 수 있으니까.

◆ 박재성> 그렇습니다. 산불의 특징이 이게 겉에서는 꺼진 것 같아도 특히 산에 가게 되면 우리가 낙엽이나 이런 것들에 숲이 쌓여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교수님.

◆ 박재성> 그 지중에서 또 산불이 재발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박재성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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