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31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해외 부실 학회에 참석한 사실을 본인이 밝히지 않았고 관련 기관 조사에서도 드러나지 않아 검증에서 걸러낼 수 없었는데, 사전에 확인됐더라면 후보 대상에서 제외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가 2017년 12월 '해적 학술단체'로 꼽히는 인도계 단체 '오믹스'(OMICS International)와 관련된 학회에 참석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나며 결정적 하차 사유가 된 것이다.
조 후보자는 2017년 12월2일부터 9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9회 세계 바이오마커 콩그레스'에 참석했다.
암 진단 및 임상시험 바이오마커 등을 주제로 진행된 이 학회는 오믹스와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IT에서 바이오 등으로 연구분야를 확대하며 바이오마커 관련 연구동향을 수집하기 위해 국제 학회에 참석했다"면서 "유전체학, 분자생물학 전문가가 기조강연을 하는 등 참석자, 발표내용이 충실해 당시로서는 통상적인 학회로 인식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권은 조 후보자가 해적 학술단체로 꼽히는 부실학회에 참석한 것이 중대한 결격 사유에 해당된다고 결론 내렸다.
오믹스는 '와셋'(WASET)과 함께 지난해 문제가 불거진 허위 학술단체다. 제대로 된 심사 과정도 없이 논문 게재를 승인해줘 문제가 됐다.
특히 오믹스는 정상적인 논문 출판문화를 해치고 과장 광고를 한 혐의로 2016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서 공식 제소된 바 있다.
와셋이나 오믹스 관련 학회는 학문의 발전보다는 참가비 수입 등 영리적 목적이 강해 발표 또는 심사과정을 부실하게 운영한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부실학회 참가는 국내 연구기관 전반에 확산된 문제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 국내 연구기관의 40%가 이 같은 '부실학회'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을 받는 대학·연구기관 연구자들이 여기 참여하고 이를 연구활동 실적으로 보고하는 등 세금 낭비에 악용해온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됐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5년간 국가 R&D 사업비를 받아 부실학회에 참가한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과학기술연구원 연구자 398명에 대해 학회 참석 비용 14억5천만원을 회수한 바 있다.
한 과학기술계 인사는 "개인적으로 젊은 교수나 학술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분들이 이런 곳에 한 번쯤 간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전문성이 있는 분이 간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