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의문의 세월호 DVR, 없던 손잡이 살아나다?"

세월호 DVR, 왜 마대자루에 있었나?
복명복창없이 너무 조용했던 수거현장
열쇠구멍이 다른 두 개의 DVR
진상규명위해 내부제보 절실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병우(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워회 진상규명국장)

지난 12월 활동에 들어간 사회적참사 특조회,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요. 어제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이야기를 내놓았어요. 세월호 선내에는 DVR, 그러니까 디지털 영상 저장 장치가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직전에 곳곳에 찍혀 있는 CCTV 영상을 이곳에 다 저장해 놓는 그런 장치인데, 굉장히 중요하죠. 그걸 열어봐야 사고의 원인은 무엇이었고 배 곳곳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를 다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DVR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해군과 해경이 진짜와 가짜를 바꿔치기했을 가능성을 특조위가 어제 제기한 겁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의혹을 제기한 세월호참사특조위 박병우 진상규명국장 연결을 해 보죠. 국장님, 안녕하세요?

◆ 박병우>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때 검찰이 확보한, 지금 특조위가 가지고 있는 DVR이 있는 거죠?

◆ 박병우> 예.

◇ 김현정> 그런데 그 DVR은 사고 나기 3분 전까지만 저장이 되고 그 뒤는 없는 거죠?

◆ 박병우> 그렇죠. 녹화 기록이 없습니다.

◇ 김현정> 여태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요. 참 안타깝게도 ‘배에서 그전에 녹화가 끊겼구나.’ 우리는 그렇게 알고 있었던 건데 조사를 해 보니 뭔가 미심쩍은 상황들이 나온 겁니까?

◆ 박병우> 배가 우회전을 할 때까지라도 최소한 담겨 있어야 되는데 영상에 담긴 거는 침몰 한 3분 전에 영상이 끊겨 있었고요. 그런데 승객 중에서 그 영상을 9시 30분경까지 봤다는 분이 계신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안내데스크에 보면 곳곳에 CCTV가 한 번에 쫙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 박병우> 그렇죠.

◇ 김현정> ‘분명히 나는 그거 켜져 있는 걸 봤다.’ 이런 목격자가 있었던 거예요.

◆ 박병우> CCTV 작동 방식에서 ‘과연 화면이 커져 있는데 저장이 안 될 수 있느냐?’ 이 부분을 놓고 검증이 있었는데요. 화면을 봤다는 것과, 그전에 3분 전에 끊겨 있다는 것은 2개가 양립할 수 없는 팩트거든요.

◇ 김현정> ‘참 이상하다. 분명히 봤다는 사람이 있는데 왜 이 DVR, 블랙박스와 같은 이 DVR에는 사고 3분 전까지는 아무것도 녹화되지 않았을까?’ 참 이상하다는 건데요. 가능성은 우선 하나, 그 사람이 거짓말했을 가능성 혹은 목격자가 잘못 봤을 가능성이 있고요. 두 번째 가능성은 DVR, 이 블랙박스가 조작됐을 가능성. 두 가지를 열어놓고 수사를 조사를 쭉 하신 건데 하다 보니 두 번째 가능성이 더 무게가 가는 어떤 정황들이 나타난 겁니까?

◆ 박병우> 그러니까 사실 두 번째 가능성이 더 강해졌다고까지 단정을 하기는 쉽지 않을 거고요.

◇ 김현정> 단정은 못 하지만.

◆ 박병우> 단정은 못 하지만 그 수거 과정에서 일명 합리적 의심이 분명히 존재한다, 여러 가지 정황상요.

◇ 김현정> 그 얘기를 좀 해 주세요. 수거 과정에서 조사하다 보니까 참 이상한 일이 있었더라. 어떤 걸 밝혀내신 겁니까?

◆ 박병우> 6월 22일 DVR 수거를 하게 된 계기가 해경이나 해군이 먼저 ‘DVR이 중요한 증거물이니까 이것을 수거해야 되겠다’ 해서 수거한 것이 아니고 실종자, 그러니까 미수습자 가족분들이 ‘왜 그 중요한 증거물을 안 찾느냐. 그걸 찾아달라’라고 요구를 했고요. 수거를 한 다음에 그것을 증거물 취급을 하지 않고 그 당시에 뭐 가방도 많이 나왔는데 이런 유류품들하고 그냥 섞어서 마대자루에 넣어놓은 거예요, 그냥 조용히.

◇ 김현정> 그 중요한 걸요?

◆ 박병우> 네. 그다음에 해군이 보통 잠수를 해서 뭐를 할 때는 뭐든지 복명복창 소리가 굉장히 시끄럽습니다. 다른 민간 잠수사들하고 다르게요. 그런데 그날은 너무 조용해요. 복명복창이 없어요. 그래서 이게 너무도 이상한, 사실은 합리적 의심이 갈 수밖에 없는 정황인 겁니다.

28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저장장치) 관련 조사내용 중간발표'에서 의혹이 제기된 선내 DVR(맨 왼쪽)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지금 그러면 의심하시는 추정하시는 시나리오. 이랬을 가능성. 어떤 거를 생각하시는 거예요?

◆ 박병우> 아마도 이른바 저희는 ‘세월호 DVR’이라고 명명합니다. 저희들이 보유하고 있는 그 DVR, 그 ‘세월호 DVR’을 혹시라도 물에 들어갔다가 다시 이것을 꺼내오는 과정을 하다 보면 복원이 안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라는 생각까지도 하게 돼요.

◇ 김현정> 그러니까 조심스러운 추정이긴 합니다마는 어떤 의혹을 던져보자면, 시나리오를 좀 짜보자면 이런 식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세월호 사고가 나고 나서 DVR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지를 했을 거고 초창기에 그 DVR을 몰래 꺼내왔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다 녹화돼 있는, 그러니까 감추고 싶은 무언가까지 다 녹화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민감한 부분들은 삭제했을 가능성. 그러니까 DVR을 훼손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그러고 나니까 세월호 가족들이 6월이 돼서 그거 왜 안 찾아오느냐. 이런 얘기를 했을 거고. 6월에 텅 빈, 말하자면 가짜 DVR을 가지고 물속에 들어갔다가 그것을 가지고 나오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니까 조용히 가지고 나온 다음에 이미 훼손된 초창기 DVR을 마대에 넣고 진짜로 가지고 온 것은 어딘가로 빼돌려버렸을 가능성. 지금 이걸 보시는 거예요?

◆ 박병우> 예.

◇ 김현정> 이거는 가능성입니다.

◆ 박병우> 예. 지금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그 ‘세월호 DVR’이 카메라에 처음 잡힌 게 12시 15분이에요. 그런데 그것을 (물속에서) 수거한 건 11시 40분이었거든요. 그러니까 11시 40분까지 물속에서 있었던 DVR과, 35분 뒤에 마루자대에 넣어진 채로 영상이 찍혀 있는 DVR 두 물건이 같지 않다라고 저희들은 확인한 겁니다.

◇ 김현정> 마대자루에 있었던 DVR과.

◆ 박병우> 그것이 지금 저희들이 보유하고 있는 DVR이고요. 그러니까 추정이라면 그것을 수거한 직후에 케이스만 비슷한 거겠죠.

◇ 김현정> 그렇죠. 텅텅 빈 거 가지고 왔다가.


◆ 박병우> 그것을 가지고 올라와서 꺼내고 수거한 직후부터 35분간에 이 상황이 발생한 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35분 동안, 바지선에서 수거한 뒤 35분 동안에 이 물건이 서로.

◇ 김현정> 바꿔치기됐다?

◆ 박병우> 저희들이 함부로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다만 정황상으로는 그랬을 가능성이 있겠다, 이런 겁니다.

◇ 김현정> 선생님, 여기서 질문인데요. 이미 초창기에 4월에 가지고 나온 진짜 DVR. 그거를 훼손한 다음에 들키지 않고, 더 안전하게 하려면 훼손한 DVR을 다시 물속에 넣었다가 빼는. 그런 식으로 해도 될 텐데 왜 가짜를 갖고 들어가서 바꿔치기를 해요? 왜?

◆ 박병우> 아마도 그렇게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면 다시 복원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거나 복원이 안 될 가능성이 컸을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또 왜 이게 복원이 안 되느냐? 왜 지워졌느냐? 또 말이 나오니까.

◆ 박병우> 그럴 수 있었겠죠.

28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저장장치) 관련 조사내용 중간발표'에서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해군이 선내에서 수거했다고 주장해온 DVR과 세월호 DVR이 상이한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를 발견했다'며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훼손해 놓은 건 잘 보관해 놨다가 다른 가짜를 갖고 들어가서 나오는 일종의 퍼포먼스 쇼를 6월에 했을 수 있다’라는 이런 가정이고요. 이렇게 생각을 하시게 된 근거가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6월에 수거과정을 촬영한 촬영물이 다 있거든요, 꺼내면서 촬영한 게. 그촬영물에 찍힌 DVR과, 지금 가지고 있는 DVR. 지금 특조위가 가지고 있는 DVR하고 달라요?

◆ 박병우> 일단 다른 거는 크게 두 가지로 추정이 되는데요. 그 DVR 열쇠를 꽂아서 돌려야만 이게 우측으로 열쇠 구멍이 들어가는데요. 물속에서는 수직으로 세워져서 단단히 잠겨 있는 상태로 물속(촬영물)에서 계속 보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꺼내온 잠수사조차도 단 한 번도 그것이 물속에서 (DVR 덮개)가 펄럭인 적이 없고 단단히 잠겨 있었다라고 저희들에게 얘기를 했어요. 그랬는데 꺼내서 35분 만에 마대자루에서 발견된, 지금 이른바 우리가 가지고 있는 DVR은.

◇ 김현정> 3분이 사라진 DVR이죠.

◆ 박병우> 그렇죠. 그거는 열쇠고리가 다 빠져나와 있고 뒤에 걸쇠 자체가 다 부러져 있는 상태였어요. 그러니까 물속에서 단단히 잠겨 있던 게 35분 만에 그렇게 안에서 걸쇠 자체가 부러져 있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저희들은 생각을 했고요.

◇ 김현정> 그렇게 근거 하나고요. 또 하나는요?

◆ 박병우> 그게 DVR 양쪽에 손잡이가 달려 있습니다. 그게 원래 완제품으로 본다면 고무 패킹이 손잡이 양쪽에 다 붙어 있는데 물속에서 저희들이 확인한 DVR 손잡이를 보니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거는 왼쪽 손잡이에 고무패킹이 없어요. 그런데 물속에 있는 DVR은 오른쪽 손잡이 고무패킹이 없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후에 몇 년 동안 보관하는 과정 중에서 벗겨졌을 가능성은 없어요?

◆ 박병우> 있는 것이 벗겨지는 건 괜찮습니다. 그럴 수도 있는데. 없는 것이 붙을 수는 없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뭔지 알겠습니다. 그 두 가지를 봤을 때 참 이상하다, 참 이상하다.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이 추정, 추정, 시나리오를 짜보면 혹시 이랬던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까지 던지게 된단 말씀이시군요.

◆ 박병우> 그렇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들은 살펴볼 수밖에 없는 건데 이렇게 긴급하게 발표를 하게 된 이유는 이걸 저희들이 확인한 이상, 이 과정에 참여했던 분들이나 아니면 혹시라도 데이터 이전의 상황. 데이터를 만졌던 분들이 계신다면 저희들은 급하게 좀 제보를 받아야 된다라는 판단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국장님 고맙습니다.

◆ 박병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어제 긴급 기자 회견을 가졌어요. 이게 무슨 일인가. 자세하게 좀 들어봤습니다. 지금 듣고 계신 분들 중에 그 과정에 참여했던 어떤 분이라도 좋습니다. 이 미심쩍은 상황에 대해 기억하고 계신 분이 계시다면 저희 쪽으로 혹은 세월호참사특조위 쪽으로 꼭 제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세월호참사특조위 진상규명국장 박병우 국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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