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총알배송의 그늘…"제2의 피자 배달원 참사 우려"

배달기사 등 속한 플랫폼 노동연대 이성종 집행위원장 인터뷰
'총알배송' 강조하는 업계 홍보 방식 문제 있어
배달 노동자를 위한 느긋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자료사진)
1인 가구 등의 증가로 어플을 통한 유통업계의 배송 속도 경쟁이 날로 심화 되고 있는 가운데, 배달 노동자들의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쿠팡의 총알배송에 이어 최근 마켓컬리가 내놓은 새벽배송에 소비자들이 호응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유통업계의 속도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배송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 문제가 대두되자 지난 19일 플랫폼 노동연대가 출범해 배달기사, 대리운전, 퀵서비스 등 배달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에 나섰다.


플랫폼 노동연대 이성종 집행위원장은 27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업체들의 속도경쟁은 결국 '제2의 피자 배달원 참사'를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자 배달원 사건은 지난 2011년 '30분 배달제'가 도입돼 촉박해진 배달시간을 지키려 서둘러 이동하던 배달 알바생이 차에 치어 숨진 사건이다.

위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자료사진)
사건이 벌어진 뒤 '30분 배달제'는 사라졌지만, 이후에도 업계의 암묵적인 속도경쟁에 배달 알바를 하던 또 다른 청년들이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이 위원장은 "배송 경쟁으로 인해 시간에 쫓기다 보면 당연히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빠른 배송은 소비자들에게 편리하고 좋은 서비스지만, 배달 노동자의 건강권이 보장되는 것 또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새벽 배송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새벽에 배송을 하는 야간 업무의 경우 기본적인 생채 리듬을 깨면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면서 "새벽 배송을 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법적인 안전장치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인 가구의 증가나 편리성을 추구하는 사회의 분위기는 이해한다"면서도 "(새벽배송 등) 심야에 노동하는 분들의 건강이나 사고 등 부정적인 측면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속도 경쟁'은 정상적인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새벽배송' 등 속도를 강조하는 유통업계의 홍보 방식에도 문제가 없는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용자들이 빠른 서비스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기업이 '배송 속도' 만을 강조하는 홍보 방식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기업은 빠른 배송 서비스로 인해 많은 수익을 얻었지만, 결과적으로 과잉 경쟁 또한 불러일으켰다"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배송 경쟁으로 인해 노동자 참극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시급하다"면서 "빠르게 배송되길 원하는 소비 풍토가 줄어들게 되면 어느정도 과열된 소비 경쟁이 줄어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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