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리스트 오른 아시아나항공…신용등급 90일이 고비

(그래픽=연합뉴스)
강화된 회계기준이 적용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손실이 커지고 부채총액도 늘어나는 바람에 회사의 재무적 부담이 커졌고 신용등급 유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시아나항공은 26일 감사보고서의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정정 공시했다.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의 요구를 수용해 충당금을 더 쌓고 이에따른 자산과 부채, 매출액, 영업이익도 수정해 재 공시했다.

회계쇼크로 위기에 몰린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5일 감사보고서 작성과정에서 회계법인과 이견을 보였던 마일리지 이연수익 매출액 과대계상, 항공기 정비충당부채 과소계상, 투자주식 손상 과소계상, 관련기업투자주식 자산과 부채 과소계상 등의 항목에서 회계법인의 견해를 전폭 수용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운용리스항공기 정비 충당금 추가반영 ▲마일리지 충당금 추가반영 ▲관계사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 감사법인의 한정 의견 제시 사유를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강화된 회계기준을 적용한 결과, 아시아나항공의(2018년 기준)영업이익은 -604억원, 당기순이익은 -908억원 감소했고 부채는 7조979억원으로 껑충 뛰며 부채비율도 721%에서 814%로 나빠졌다. 아시아나는 1500억원 가량의 추가 재무적 부담을 안게된 것으로 추산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26일 "장기적으로 보면 손익이 좋아지는 것이지만 회계상 부채가 일시적으로 늘어나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어 부담이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신속한 조치를 통해 일단 급한 불은 끈 상황이지만 투기등급 직전의 현행 신용등급이라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신용등급은 투기등급 직전 단계인 'BBB-'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하면 투기등급(BB+)에 이르는 비상상황에 처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평사들은 아시아나에 대한 감사의견이 '한정'으로 나온 직후 아시아나항공을 워치리스트에 올리고 면밀한 재무상황 분석에 착수했다.

나이스 신용평가 관계자는 26일 "관리종목지정과 영구채 조달 정지 등의 상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면밀히 검토중"이라며 "한정이 적정이 됐다고 해서 등급이 다시 안정적으로 되는 건 아니고 현행 BBB-등급에 '하향워치 조건'이 붙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워치리스트는 향후 90일 이내에 등급을 조정하겠다는 의미로 어떤 방향이든 액션을 취하는 건 정해진 것이며, 다만 사업적.재무적 상황에 따라 '하향' 또는 '하향 워치'가 유지될 가능성이 공존한다"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들은 특정회사의 재무상태와 사업실적에 근거해 신용등급의 조정을 결정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처럼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재무적부분에 더 많은 비중을 둬서 판단을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당시의 여파를 다 털어내지 못해 수년째 무거운 재무적부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임금진PD]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5년 부채규모는 8조4천억원(부채비율 991%), 2016년 7조1천억원, 2017년 7조3천억원, 2018년 7조970억원 등이며 매년 갚아야할 단기부채규모도 1조원을 상회해 회사규모에 비해 부채규모가 과도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부채가 많아도 업황이 좋아서 영업실적이 좋으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숫자가 3개나 늘어나 전체적으로 단거리 부분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데다 그동안 독점노선이었던 중국노선도 경쟁체제로 전환돼 아시아나로서는 득보다 실이 큰 상황이다.

치열해지는 국내항공업계의 경쟁은 아시아나의 최근 실적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아시아나항공의 최근 영업익 실적을 보면, 2015년 460억원에서 2016년 2564억원, 2017년 2456억원으로 증가세를 나타내다 2018년 886억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그나마 새 회계기준에서는 282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런 측면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수혈 없는 지속가능성은 2019년 상반기 실적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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