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연목구어' 발언에 정두언 쐐기…"쓰러진 고목에 꽃이 피겠나"

'연목구어' 때와 장소가 맞지 않는다는 말일 뿐 다른 해석 가능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외부인사 춘추관 기자회견 자청
대선출마 당시 캠프 핵심이자 최측근 김숙 전 주유엔대사 배석도 눈길
알 듯 모를 듯한 메시지 '기름장어' 별명 재확인 평가도
정두언 "쓰러진 고목나무에는 꽃이 안 핀다" 혹평

반기문 전 총장 접견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자신의 정계복귀 가능성을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함)'라고 표현하며 여운을 남겼지만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쓰러진 고목나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반 전 총장은 2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을 공식 수락한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제는 국민 성원에 보답할 차례"라며 민세먼지 해결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대응에 성과를 내게 되면 정계 은퇴 선언을 번복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춘추관을 빠져나갔다.

배웅하던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자 회견장을 빠져나가던 반 전 총장은 "질문을 잊어버린 게 아니라 일부러 답변을 안 했다. 그 이야기는 연목구어다. 내가 반기문재단을 만들었는데 그 정관에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도록 돼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1월 대선 출마를 사실상 선언했던 반 전 총장은 20일 만에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반 전 총장이 재단 정관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기구 수장으로서 향후 정치활동 재개 여부를 묻는 질문에 '연목구어'라는 사자성어로 답한 것은 정계복귀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처럼 현재 때와 장소가 맞지 않다는 것일 뿐, 적절한 시기와 정치적 토대가 마련되면 정계복귀가 이뤄질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선 출마 선언 당시 정치권에서 그에게 붙여준 별명 '기름장어'처럼 이날도 알 듯 모를 듯한 메시지를 내놨다는 평가도 동시에 나왔다.

반 전 총장이 춘추관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외교보좌관을 지낸 2004년 이후 15년 만이며,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외부 인사로는 처음이다.

그는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2017년 1월 캠프 핵심이자 최측근인 김숙 전 주유엔대사를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시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에 대해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제가 대변인이라면 '썩은, 쓰러진 고목나무에는 꽃이 안 핀다'고 답하겠다"며 "정계 복귀는 무슨 정계 복귀냐, 이미 다 쓰러진 고목나무"라고 혹평했다.

정 전 의원은 또 "(나무에) 꽃이 피겠어요? 버섯은 좀 피겠다"라며 (정계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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